[아시아경제 이솔 기자]현대그룹의 인수로 인한 현대건설의 자본 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전일 현대건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건설은 16일 14.9% 하락했다.
17일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의 인수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현대건설의 자본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현대건설의 유상감자와 고배당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먼저 현대건설의 자본금이 5570억원에 불과, 유상감자를 실시했던 대우건설의 당시 자본금 1조7000억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매각 지분율은 72.1%였던 것과 비교해 현대건설의 매각 지분율은 34.9%에 불과하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의 배당압력 역시 나올 수 있는 문제지만 인수 지분율이 크지 않아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실익 역시 크지 않다"며 "또 현대건설 지분이 내년 1분기에나 현대그룹에 매각 완료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이 현대상선의 자산을 매입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현대상선의 매각 가능한 자산은 현대증권 지분 22.4%(전날 종가 기준 4786억원), 현대상선 기업어음 5000억원 정도인데 공정위는 계열사 간 과도한 기업어음 매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채권단이 대우건설의 사례를 감안해 현대건설의 자본 유출을 제한하는 조항을 삽입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현대그룹의 자금 조달안이 명확히 밝혀지고 인수 시너지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대건설의 주가 변동성이 크겠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건설 고유의 펀더멘털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보면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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