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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몽골어과 학과장 "사역원 전통 620년만에 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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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몽골어과 학과장 "사역원 전통 620년만에 이었어요" 국내 최초로 외국인 학과장이기도 한 어트겅체첵 담딘슈렌 한국외대 몽골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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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고려와 조선 시대에 외국어와 통ㆍ번역을 가르치던 기관이 바로 사역원(司譯院)이다. 고려는 일찍부터 역관을 두고 한어(漢語)ㆍ거란어ㆍ여진어ㆍ일본어 등과 더불어 몽골어를 가르쳤다. 조선에서도 1393년 사역원을 설립해 한학(漢學)과 몽학(蒙學몽골어)ㆍ왜학(倭學일본어)ㆍ청학(淸學ㆍ여진어)을 가르쳤다.

한국외대는 지난 2008년 말 몽골어과와 우크라이나어과를 신설했다. 이로써 외대의 교육 언어수는 '45'개로 늘어났고 몽골어를 가르쳐온 '사역원'의 오랜 역사를 620여년만에 다시 잇게 됐다. 지난 11일 만난 어트겅체첵 담딘슈렌(Otgontsetseg Damdinsuren) 한국외대 몽골어과 교수는 신설 몽골어과의 학과장이다. 한국어가 아주 능숙한 이 교수님을 학생들은 '어트겅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외대의 45번째 언어로 몽골어과가 가지는 의미는?
▲ 몽골은 매력이 많은 나라지요. 몽골어는 한국어와 어원도 같은 부분이 있어 한국 언어학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언어입니다. 몽골은 인구가 300만명 정도로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라늄과 금, 은 등 세계 10대 지하자원 부국입니다. 특히 초강대국인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에는 중요한 외교적 파트너십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인을 만나면 몽골인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외모도 비슷하지요. 양국 사람들이 친밀한 감정을 가지기 쉬운 만큼 몽골의 지리ㆍ자연 자원에 한국의 자본ㆍ기술력이 더해지면 상상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몽골어과에 대해 좀 더 소개해주신다면.
▲ 처음 한국에 부임할 때 박 총장님이 '늦은 만큼 3~4배 열심히 해달라'며 손을 꼭 잡더군요. 몽골 국립대는 한국어 학과가 20년 전쯤에 생겼으니 한국의 화답이 많이 늦은 셈이라고 하면서요. 몽골어과 입학정원은 20명입니다. 2개 학년이 있지만 군대를 가는 등 휴학생이 꽤 있어 현재 재학생은 30명 정도고 전임 교수는 3명이죠. 내년에도 신입생 20명과 더불어 새로운 선생님이 한 분 더 옵니다.


-한국과 몽골 사이에 학생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요?
▲'7+1'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됐어요. 벌써 2명의 학생이 몽골 국립대에 공부하러 갔습니다. 몽골에서도 화답으로 2명의 학생이 들어왔죠. 나라는 달라도 몽골 국립대와 한국 외대는 서로 글로벌 캠퍼스를 함께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몽골에서는 한국어가 중국어보다도 더 인기가 있어 젊은이들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아주 거센 편입니다. 외대는 외국어 교육을 하는 데 아주 훌륭한 조건과 노하우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몽골어과를 신설하기 전에 이미 몽골 국립대학교, 몽골 과학기술대, 울란바토르 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몽골어 학부라는 그녀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전국에 2곳, 서울에 유일한 몽골어 학과입니다.한국과 몽골의 교류 협력에 중대한 역할을 할 인재를 길러낼 수 있어요. 물론 첫 걸음을 개척하려니 어려움도 많습니다. 제대로 된 몽골어 교과서가 없습니다. 그동안은 몽골 국립대에서 외국인 입문자를 위해 만든 몽골어 교재를 사용했어요. 하지만 저는 틈틈이 개인적인 학습 자료를 만들어 수업해 왔습니다. 12월이면 전공 학생을 위한 첫 번째 교재가 나옵니다. 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일을 하고 싶어요. 한 가지는 '몽-한 사전'을 만드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중국, 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몽골 이주 여성들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미래 대한민국 사람의 어머니가 될 그들이 한국어를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꼭 막아보고 싶습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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