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 경기도 용인의 한 택지지구 타운하우스촌. 2~3년 전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타운하우스가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입주 1년이 다 돼가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곳이 다수다. 할인 분양 카드가 내걸려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드물다. 심지어 분양이 제대로 안 돼 공사가 중지됐다 간신히 재개된 곳도 있다. 최근 용인지역이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고급 주택의 대명사인 타운하우스가 찬밥신세가 됐다. 타운하우스는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이어 붙인 형태의 건축물로 단독주택과 콘도미니엄의 장점만을 살린 주거형태를 의미한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이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서 지난해 6월 준공한 '동백어울림 타운하우스'는 미분양 분에 한해 6억원 정도를 할인 판매 중이다. 이 타운하우스는 258∼279㎡ 총 48가구로 구성됐으며 애초 분양가는 16억~17억원대였다.
화성이 용인시 공세동에 공급한 '화성파크드림프라브'도 계약하고 2개월 이내에 잔금을 납부할 경우 분양가의 1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과 섀시가 무료로 제공된다. 이 단지는 2008년 분양당시 109㎡ 단일평형으로 구성해 눈높이를 낮춘 실속형 타운하우스란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이외에도 아펠바움1차, 죽전3차스타클래스2·3단지, 대원칸타빌, 펜테리움레전드(B1-1), 동양파라곤타운하우스 등의 미분양 타운하우스가 특별 분양 중이다.
이에 앞서 극동건설은 지난 7~10월 4개월간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지은 '죽전 극동 스타클래스' 타운하우스 1·2차 미분양분을 살 경우 강원 문막의 '극동 스타클래스' 아파트(110㎡) 한 채를 주는 판촉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수도권 일대에 할인 타운하우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건설사들이 2007년 9월 이후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틈새상품으로 타운하우스를 공급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후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거 미분양됐기 때문이다. 타운하우스가 경기를 잘 타지 않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불황기 틈새상품이 될 것이란 애초 예상이나 기대를 무색케 할 정도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중소형 평형대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성사되고 있지만 타운하우스 대다수가 실수요자의 관심권 밖인 중대형 평형대로 구성돼 있다는 점 자체가 부담이다. 타운하우스의 미분양으로 적잖은 손해를 본 건설사 중 관련 사업을 중단한 곳도 생겨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타운하우스를 할인분양한다고 해도 실수요자가 접근하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관심받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될 경우 타운하우스 인기도 회복될 것이란 장담을 하기도 힘들다"며 "수도권 타운하우스가 쾌적한 주변환경을 갖췄지만 강남이나 한강변, 청담동 등의 전통적 고급빌라촌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할 근거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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