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KBS 1TV 대하사극 '근초고왕'(극본 정성희ㆍ연출 윤창범)이 밋밋한 스토리와 특색없는 캐릭터들로 인해 초반 대세 상승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사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근초고왕'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높았다.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백제 역사를 주제로 한 대하사극인데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열연한 감우성, 그리고 노련한 연기력의 김지수가 나란히 주연 배우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대하 사극의 원조라 할 수 있는 KBS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향후 2년여에 걸쳐 야심차게 기획한 '삼국시대 영웅 군주 3부작'중 첫번째 작품이 '근초고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 2회 방송분만 본다면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초반 사건을 이끌어가야하고, 캐릭터들을 설명하기 위해 특별한 '흥미'코드를 장착하기엔 이른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그동안 KBS는 주말 대하 사극에서 재미를 톡톡히 봐왔다.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왕의 눈물', '태조 왕건' 등과 같이 카리스마 넘치는 역사 속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일종의 '영웅 스토리'로 중장년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던 것. 드라마를 통해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뻔한 영웅 스토리'는 다양함을 추구하는 요즘 시청자들에겐 큰 흥미거리가 되질못한다. 정통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싫증이 시청률로도 고스란히 반영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트렌디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입지 또한 더욱 좁아졌다. 올해만 보더라도 '추노', '성균관 스캔들' 등 인기를 끈 사극들은 대부분 트랜디 사극이었다.
2회까지 방송된 '근초고왕'에서는 그동안 KBS 대하 사극의 공식인 '영웅 만들기'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보지않아도 앞을 뻔히 내다볼 수 있는 스토리 전개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사극에 처음 출연하는 감우성, 김지수의 깜짝 발탁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결국 '근초고왕'의 선택은 이전작의 답습이었다.
물론 이전 작품들과 달라진 점도 있다.
이전보다는 더 박진감 넘치고 웅장한 대규모 전쟁신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트렌디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시점의 카메라워크도 눈에 띄었다.
결국 근초고왕이 '정통 사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뻔한 '영웅 만들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트랜디함을 갖춘 캐릭터 발굴에 좀 더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새롭게 변모한 '근초고왕' 3회를 기대해본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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