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MBC '스타 오디션 - 위대한 탄생'(이하 '위대한 탄생')이 빈약한 구성으로 첫 출발부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시청률이 기존 '섹숀TV 연예통신'에도 쳐지는 8.3%로 출발, 시청자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 있었다.
'위대한 탄생'은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악동클럽' 등을 선보여왔던 MBC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한계
하지만 5일 첫 방송에서 '위대한 탄생'은 나름의 인상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무엇보다도 본격적인 오디션이 시작되는 시기가 한 달이나 남았음에도 참가자를 확대시키기 위해 앞당겨 무리하게 출범하는 바람에 첫 방송을 음악토크쇼나 다름없이 속 빈 강정으로 치른 점이 아쉬웠다.
일반인 출신 참가자들만의 참신한 매력을 기대하고 지켜봤던 시청자들로서는 가수들의 축하무대와 자화자찬으로만 채워진 실망스러움을 넘어서 '김이 샐 수' 밖에 없던 첫 방송.
프로그램의 완성도 역시 기대 이하였다. 공중파 방송답게 신승훈, 이은미, 2PM 등 화려한 초대 가수로 물량공세를 펼쳤지만, 급조해 만든 듯 빈약한 자료화면과 조악하고 산만한 구성은 눈에 거슬렸고 아나운서 출신 MC 박혜진 역시 엇박자가 심한 진행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눈에 띄는 짜집기와 엉성한 구성에 첫 회부터 시청의지를 앗아간다", "토크쇼랑 다를 거 없었다", "급조해 만든 무대인 티가 났다" 등 비판 일색이었다.
'위대한 탄생'이 이처럼 무리한 첫 출범으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이유는 얼마전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던 '슈퍼스타 K'가 드리운 짙은 그늘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슈퍼스타 K'가 끝난 직후에 첫 선을 보인데다 가수를 발굴한다는 취지까지 흡사하기에 시청자로선 자연스레 두 프로그램을 비교하며 볼 수 밖에 없는 것.
결국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 K’를 넘어서는 열기를 조성하려는 스스로의 조급증에 무리수를 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숙함 때문에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 K’보다 오히려 3년 전 실패로 끝난 오디션 프로그램 ‘쇼바이벌’을 떠올리게 했다.
●가능성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매끄럽지 않은 첫 출발이었지만 '위대한 탄생'은 곳곳에서 '슈퍼스타 K'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역시 5명으로 구성된 멘토링 제도. 멘토란 경험없는 사람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 주는 선배이자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을 말한다. '위대한 탄생'은 신승훈. 이은미. 방시혁. 김윤아. 김태원 등 실력파 뮤지션으로 멘토진을 구성했다.
이미 '악동클럽'을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한계로 지적된 '반짝 스타'가 아닌 진정한 스타를 발굴하고, 나아가 '위대한 탄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세계적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와 계약을 체결해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에서도 UCC 심사를 진행해 다양한 인재를 발굴하는 영상 심사제를 채택, 글로벌 오디션으로 진행되는 점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사실 '슈퍼스타 K'도 지난해 첫선을 보인 당시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라는 비판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슈퍼스타 K'는 독특한 평가 체계와 더불어 참가자의 음악적·인간적 면모를 프로그램에 잘 녹여낸 덕분에 '아메리칸 아이돌' 등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성공,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비록 첫 방송의 프로그램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본격적인 오디션이 시작되는 12월부터 특유의 멘토링 제도과 전 세계를 참가 대상으로 하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위대한 탄생’이 나름의 색깔을 구축하며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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