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외교부 특채 논란에 이어 농협중앙회 전·현직 임원 자녀들도 특혜를 받아 관련기관에 취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익명의 우편 투서내용을 공개하며 이 같이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투서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감사위원장, 농민신문사 사장 등이 자신의 아들, 딸을 농협과 자회사에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했다.
투서에는 현재 재직중인 한 조합감사위원장이 경북본부장 재직때 딸을 농협에 부당하게 채용했다가 비난이 일자 퇴직시킨 뒤 중앙회 인사담당 상무 때 농협문화복지재단에 인사채용공고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관련 게시물을 바로 지우는 방법으로 자기 딸만 응시케 했다.
이 외에도 중앙회 상무, 부장, 농협자회사 사장, 전무 등 고위직들이 자녀들도 농협과 자회사에 많이 근무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한 조합감사위원장 자녀의 경우 투서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조합감사위원장이 경북지역본부장 재임 시절 자신의 딸을 2006년부터 경북지역본부소속 대현동지점에서 금융텔러 계약직으로 근무하다가 다음해인 2007년 그만뒀다.
이후 이 조합감사위원장이 현재 보직에 취임한 이후(2008년 7월)에 딸은 농협문화복지재단(2009년 8월)의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특히 당시 채용은 2004년 농협문화복지재단 설립 이래 첫 실시된 정직원 공개모집(2명)인데 6급 및 계약직 직원이 1명 결원이었는데도 이를 충원하지 않고 상위직급인 5급을 신규 채용했다.
또한 모집공고 1주일 만에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 및 면접평가만으로 진행됐는데 이 조합장 딸은 졸업(2006년 8월) 이전인 2006년 5월 발행한 7학기분 성적증명서로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아울러 서류전형은 농협문화복지재단 내부직원들이, 면접은 농협중앙회 및 농협문화복지재단 관계자들로만 구성됐고 조합장 딸은 타 지원자들보다 월등한 점수를 얻었다.
김 의원은 "임직원의 자녀들이 농협에 많이 근무하는 일이 반드시 부당한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언급한 여러 정황상의 문제로 볼 때 충분히 의혹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농협 임직원 자녀들의 취업관련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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