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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물가…기로에 선 韓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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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땐 달러 봇물, 동결땐 물가 부담 가중
내주 금통위 결정 주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급등하고 있는 물가 때문에 금리인상론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환율전쟁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금리를 인상하면 몰려들고 있는 달러화 유입에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금리를 놓고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내려선 지난 5일, 한은은 시장에 외환공동검사 소식을 알리며 환율을 1130원대로 끌어올렸다. 오는 19일부터 금감원과 함께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실태파악에 나선다는 '예고' 수준이었으나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채권값은 하락하고 환율은 솟아올랐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4원 오른 1130.7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120원대 중반~후반에 머물다 한은과 금감원의 외국환은행 공동검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1130원대로 급등해 마감했다.

전일 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6일(오후 1시2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19원으로 내려 앉아 최근 추세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한은이 이처럼 환율을 염두에 두는 까닭은 수출기업들의 실적 둔화로 인한 성장 정체다. 우리나라 9월 무역수지는 50억800만달러 흑자를 기록, 흑자기조를 8개월 연속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업황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추ㆍ무 등 농산물값 폭등으로 인한 물가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 달러 약세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금리를 인상했다간 원화 절상효과가 발생,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인 개입을 자처하고 있는 일본의 뒤를 따르기도 애매하다. G20회의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고 간접적인 개입에만 그치기에는 환율 인하 추세를 따라잡기엔 부족하다.


한은은 오는 11월 고랭지 채소가 출하되면 물가 대란이 한층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의 물가부담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인상된 공공요금도 서민들의 목을 조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일주일 뒤로 다가온 금통위에서 한은이 내릴 결정에 시장의 눈이 쏠린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3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할지, 환율 하락을 무릅쓰고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한은의 결정에 달려 있다. 김중수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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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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