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통일 비용은 '통일세' 과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통일비용 규모가 3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30년 이내'가 다수를 이뤘으며, 통일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중장기적으론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14일 전경련이 경제연구소·증권사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1%는 우리나라 통일비용 규모가 독일이 통일한 이후 20년간 지출한 30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비용이란 남북한이 통합돼 하나의 체제로 안정된 상태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일체 비용을 가리킨다. 통일비용을 단계별로 나누면, 통일과정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관리비용(19.1%)이나 정치·군사·경제·사회 등의 통합비용(34.4%)보다 통일 이후 소득 격차를 해소하는데 소요되는 비용(46.5%)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통일세 등 통일비용 마련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응답(50%)과 '당장 심도 있게 논의·추진해야 한다'는 응답(20%)이 전체의 70%에 달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한명도 없어 통일비용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 비용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통일세 비중이 커야 한다는 의견이 50%로 가장 많았고, 통일세와 재정 적립이 비슷해야 한다는 응답은 30%, 재정의 역할이 커야 한다는 답변은 20%로 나타났다. 통일세 과세 형태는 별도로 세목을 신설해 전납세자를 대상으로 징수해야 한다는 응답(55%)과 부가가치세 증세 방안이 좋다는 응답(30%)이 다수를 이뤘다.
통일 시기에 대해서는 5~10년 20%, 10년~20년 45%, 20년~30년 30% 등 한 세대(30년) 이내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95%)을 차지했다. 통일 이후 북한의 경제·사회 수준 등이 남한의 80% 수준까지 따라오는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통일 후 10~20년(40%) 또는 통일 후 30년 이후(35%)라는 답변이 많았다.
통일이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 전원이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8월19일부터 9월3일까지 한국경제포럼 회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서면 조사 및 e메일 보완 조사로 이뤄졌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