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논리를 증명이라도 해주려는듯 11일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특별히 새로이 부각된 악재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다소 컸던게 아닐까라는 의문은 남지만 어쨋든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되는 등 시장의 분위기는 확 바뀐 모습을 보였다.
기대감으로 충만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빈 자리는 월가가 예상했던 이상으로 컸다. 월가는 FOMC 이후 뉴욕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 정도를 했으나 뉴욕증시는 급락으로 방향을 돌렸다.
다우는 지난 6월29일 이후 최대 포인트를 잃으며 연간 수익률을 마이너스로 되돌렸다. 나스닥과 S&P500 역시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17.69% 올랐던 6월29일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VIX는 13.50% 올라 25.39를 기록했다. 6월29일 당시 34선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은 분명 당시에 비해 안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쨋든 경계감이 크게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약세를 면치 못했던 달러는 유로에 대해 2%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음을 보여줬다.
딱 예상했던만큼의 부양조치를 내놓은 FOMC는 시장의 충만했던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성명서에서는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를 더하면서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이에 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증시는 된서리를 맞았다.
릴리 폰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신치 매니저는 1차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됐을 때와 전날 발표된 양적완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사실상 전날 발표된 양적완화는 양적완화라기보다는 단순한 현 상태의 유지에 더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시나리오도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과했던게 아닐까라는 의문은 남았지만 어쨋든 뉴욕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다음 분기점이 될 수 있는 13일 소매판매 지표 공개를 앞두고 한 가지 희망은 남았다. 이날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에 힘입어 5.88% 급등했다. 다우 30개 종목이 하락하고, S&P500 종목 중 겨우 5개만이 상승마감된 상황에서 눈부신 강세였다.
13일 소매판매와 그에 앞서 발표될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양호하다면 뉴욕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을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처럼 소매업체 실적 호조가 철저히 무시되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심리적으로 무너진 뉴욕증시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병희 기자 nut@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