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동결과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 나타난 지표 악재를 누르지는 못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4.50포인트(0.51%) 하락한 1만644.2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6.73포인트(0.60%) 떨어진 1121.0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8.52포인트(1.24%) 내린 2277.17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 “경기 회복 더디다”=미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경제 회복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조치를 꺼내들었다.
미 연준은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제로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경기 회복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는 “단기간의 경기 회복은 당초 기대보다 느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경기 판단을 내렸다. 이어 “보유중인 모기지 증권은 만기 이후에 장기물 국채 매입에 재투자한다”며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FOMC는 “미국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꾸준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준이 보유한 국채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국채는 지속적으로 연장(roll over)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이 같은 조치는 2분기 들어 미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고, 고용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경기 회복을 이어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달 의회 연설에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고, 이번 결정은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발표이후 1% 내외로 하락하던 뉴욕증시는 낙폭을 0.12%까지 줄이기도 했지만 끝내 상승반전에 이르지는 못했다. 연준의 조치가 경기 회복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를 자인했다는 평이 나오면서 증시 회복에는 한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경기부양책도 넘지 못한 지표악재=미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실하게 나타났다. 또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이 예상 밖으로 하락한 것도 뉴욕 증시를 흔들어 놓은 요인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이 내놓은 주택가격과 자동차 판매 등 주요 지표가 대부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7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상승으로 전달에 비해 상승세과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은 7월 자동차 판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개장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노동생산성도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노동생산성은 0.1%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전분기 대비 0.9%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 회복의 모멘텀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져나갔다.
◆기술·원자재주 약세=이날 S&P500지수는 반도체 관련주와 원자재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관련주는 2.92% 하락하면서 뉴욕증시 하락을 견인했고, 원자재주도 1.04%의 낙폭을 보였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면서 수입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일대비 2.7% 하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은 미국의 2개 증권사가 주식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탓에 4% 폭으로 떨어졌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주가도 전일 대비 1.36% 빠지면서 비교적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표 악재에 유가도 하락=미국의 6월 노동생산성이 기대 이하로 나타난 데다 연준이 미국의 경제 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이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3달러(1.5%) 떨어진 배럴당 80.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예상밖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8%의 낙폭을 보이며 하락했지만 FOMC 정례회의 결과가 공개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마이클 린치 스트레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대표는 “노동생산성 결과는 부진하게 나왔지만 연준이 나선만큼 경기 둔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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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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