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하는둥 마는둥에 그치면서 위안화 유연성 확대가 여전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 결제통화 도입을 추진하는 중국정부가 환율을 묶어 두고 있는 것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유연성 확대 이후 0.7% 절상
중국 외환당국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위안화 절상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립서비스'가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중국의 이강 외환관리국장은 지난 주말 궁극적으로 위안화의 완전 자유태환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샤오롄(胡曉煉)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도 3일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와 인터뷰에서 현재 달러-위안 환율의 하루 변동폭 0.5%가 비교적 적당하다"며 "발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변동폭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 6월21일 대비 0.7% 절상에 그쳤다. 이는 지난 6월19일 위안화 유연성 확대 조치 에도 7월 이후 6.77위안 수준에서 거의 페그화될 정도로 움직임이 고정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같은기간 위안화는 유로화 대비로는 5.1% 절상, 엔화 대비로는 3.63% 절상됐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이에 비해 절상폭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위안화 유연성 확대조치 당시 연내 3%대로 위안화가 절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도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가 지난 6월 2년여 만에 페그화 정책을 탈피한 듯 했으나 최근 제한된 환율 움직임을 재개하며 재차 페그화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IMF의 위안화 저평가 주장에도 중국 인민은행에서는 오히려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추가 위안화 절상에 소극적"이라고 언급했다.
◆절하 가능성도 내비쳐..경기 자신감 저하
부동산 버블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단계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등 중국 정부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태에서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내 수출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경우 경기 둔화의 우려까지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 외환당국은 최근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위안화 절상에 대해 우유부단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오히려 중국 경기에 대한 자심감 결여로 풀이되는 측면도 있다.
지난 7월30일 주오 취런 인민은행 고문은 "안정적인 수출 활성화를 돕기 위해 중국 정부가 소폭의 위안화 가치 절하를 고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수급 반영못한 환율, G2통화 도약 걸림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통제하는 것은 국제 결제 통화로 위안화를 국제화하는 것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정훈 외환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환율이 관리변동환율제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달러페그제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는 중국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졌음에도 국제 금융시장의 수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결제통화로 가기 앞서 시장 참가자들에 통화의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며 "페그제에 따른 국가간 경제 불균형 측면에서 봤을 때 관리변동환율제에 맞춰서 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화 동반 절상 기대감, 묻힌 재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 기대감도 거의 희석된 재료가 된 상태다. 위안화에 따른 원화의 동반 절상 기대감도 단기 재료에 그쳤다.
이상원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늦춰지고 있어 원화의 동반 절상 기대감은 거의 희석된 상태"라며 "이제는 위안화 환율이 움직임을 보여도 다른 이슈에 묻혀 관심을 못받거나 당초 기대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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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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