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지난 90년대까지 세계 가전시장의 최강자였던 소니가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도전에 무릎을 꿇게 된 이유를 '사시미(회)'에 비유한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 혁명의 시기에 소니는 제품 차별화에 집착한 반면, 삼성전자는 가전산업의 혁명적 변화를 미리 알아채고 '속도'와 '비용우위'로 우선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 석좌교수은 2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5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어떤 기업이 산업을 주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갖고,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전기전자 기업이 된 이유를 사시미에 비유해 설명했다.
장 교수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는 변혁의 시기에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이를 활용해 경쟁업체를 따라잡자는 전략을 잡고 대응했다"면서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윤 전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스피드는 사시미에서 휴대폰까지 모든 일상재에 공통되는 핵심이다. 아무리 비싼 사시미라도 하루 이틀 지나면 가격이 떨어진다. 사시미 가게와 디지털제품에는 재고는 치명적이고, 스피드가 모든 것이다"며 삼성전자의 핵심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
장 교수는 "디지털제품은 빨리 팔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횟집 사시미와 굉장히 비슷하다"면서 "삼성전자는 속도가 중요하고 재고는 나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일찌감치 전략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반면 소니는 디지털화가 됨에 따라 전자제품이 일상제가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면서 "소니는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고, 소니 브랜드가 오래 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스피드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0년 소니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4배 가까이 많았으나, 2002년 첫 역전된 이래 전날까지 삼성전자는 110억달러, 소니는 28억달러로 오히려 삼성전자가 4배 가까이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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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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