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안상수호가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새 지도부 구성 첫 날부터 불협화음을 내는 등 전대 후유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큰 해결 과제로 꼽고 있는 계파 화합은 풀수록 꼬이는 형국이고, 향후 당 지도부간 마찰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당 최고위 험로 예고 = 친이(친이명박)계 일색인 당 최고위원회는 당초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삐걱이고 있다. 14일 전대를 통해 선출된 최고위에는 안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나경원·정두언 의원 등 5명 중 친이계가 4명이나 포함됐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선 서병수 의원만이 들어갔다.
그러나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안 대표의 병역기피 의혹을 집중 제기한 홍준표 최고위원이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가차 없이 바로 잡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순탄치 않은 최고위 운영을 예고하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16일 MBC라디오에 출연 "제가 조직과 당원이 없이도 2%로 차이로 졌다는 것을 안 대표도 감안할 것"이라며 "과거 원내대표식으로 하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전날에도 지도부 첫 공식 일정인 현충원 참배에 불참한데 이어 최고위 공개석상에선 "옛날 야당 할 때처럼 비주류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도 벼렀다.
◆친박, 박근혜 총리론에 부글부글 = 당내 화합은 풀수록 꼬여가는 양상이다. 친박계는 안 대표가 경선 과정부터 당 화합책으로 제시한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국면 전환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 한 초선의원은 "지금까지 친이계는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박근혜 총리론'을 꺼냈다"면서 "안상수 대표가 총리 임용권자도 아닌데 자꾸 거론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친이 성향의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번 전당대회 주제가 화합인 만큼 전대 경선 득표용 발언이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서병수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 "지금은 바람직하지 않은 제안이며, 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 신뢰관계가 먼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뚝심 정치' 충돌 가능성 = 당내 불협화음의 복병은 또 남아있다. 안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간 충돌 가능성이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미디어법과 4대강 사업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인정받는 등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정치인이다. 김 원내대표도 6.2지방선거 이후 한 달여간 당을 이끌며 당내 계파나 청와대에 휘둘리지 않는 등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양쪽 모두 '온화한 리더십' 보다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인 만큼 당 운영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친이 주류에서 당 운영을 독점할 경우 친박계인 김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당 관계자는 "지금 최고위 모양 대로라면 내년에 남아있을 최고위원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면서 "당장 7월과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병역기피 의혹을 들고 나올 것이고, 9월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정권에 불리한 이슈가 터지면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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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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