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코트라(KOTRA)는 최근 미국,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15개국에서 불황에 더 잘 나가는 중소기업 27개를 선정, ‘불황을 극복한 세계시장의 우수 중소기업’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현지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한국 중소기업 12개와 현지 중소기업 15개를 소개했다.
일본의 V-큐브(CUVE)는 금융위기와 신종플루로 해외출장을 다닐 수 없는 기업들에게 자체 개발한 웹 회의시스템을 팔아 불황기 수혜주로 떠올랐다.
전용 단말기가 필요 없는 인터넷 기반 시스템으로 가격이 저렴해 중소기업들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위기가 만들어 낸 틈새를 제대로 뚫은 사례다.
미국의 텔레브랜즈(Telebrands)는 인포머셜(Infomercial)로 불리는 TV 정보 광고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경기침체기에 제품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불황으로 대기업들이 광고비를 삭감하면서 프라임 시간대 광고료가 낮아지자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했다. 뉴욕타임즈, CNN, ABC, NBC 등 주요 언론매체가 인포머셜 제품의 호황 트렌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버짓텔레콤(Budget Telecom)은 대기업들이 등한시하는 외국 이민자, 노년층 등을 겨냥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발해 업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자가 됐다. 불황으로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단순 통화와 문자서비스만을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해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도자기도 불황기를 기회로 삼아 유럽 시장을 뚫었다. 불황으로 최근 영국의 대표적인 도자기 기업들이 잇달아 도산하면서 한국도자기는 영국 헤롯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었다. 한국도자기는 현재 헤롯백화점과 함께 영국 내 주요 호텔과 레스토랑에 식기류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남아공 온라인 쇼핑몰 운영 업체인 해비츠(Habits)는 최신 유행에 관심 있는 대도시 직장 여성을 주 타깃으로 삼아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매출을 늘리고 있으며 냉동 해산물을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S2K 마린프로덕츠는 사내 교육 강화로 이직률 감소와 신규 인력 훈련 비용을 절감해 태국 바트화 절상의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다.
손톱깎이 제조수출업체인 한국의 벨금속공업은 뛰어난 기술력과 차별화된 디자인, 시골 구석구석을 누비는 마케팅으로 중동시장에서 불황을 모르는 실적을 내고 있다.
한선희 코트라 통상조사처장은 “중소기업이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서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하고 "불황에도 반드시 있게 마련인 틈새시장을 찾는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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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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