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한나라당 전·현직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몽준 대표의 '미생지신' 발언으로 시작된 공방은 박근혜 전 대표가 이례적으로 정 대표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면서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멀게는 차기 대권을 위한 전초전인 셈이지만, 당장 6·2지방선거 이후에 전개될 한나라당 당권경쟁의 서막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할 경우 2012년 대선을 앞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선 지난 17대 대선후보 경선 당시 '경선 룰' 파동을 겪은데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는 쓰라린 아픔을 겪어 당권의 중요성을 누구 보다 절감하고 있다. 또 당 밖에서 머물고 있는 친박연대를 흡수하기 위해선 당권이 절실한 입장이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정 대표의 직간접적인 공격에 박 '작심 발언'을 계속하며 친박계 결속을 다지는 한편,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여권 내 잠재적인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보스정치' 운운하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박 전 대표의 직접 반격이 없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정치 컨설팅업체인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오는 7월 전당대회는 여권의 2기 권력지형이 나타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17대 대선 경선에서 경험한 정치적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 대표로서도 차기 대권을 위해선 반드시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만큼 이번 당권 도전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박 전 대표와의 각 세우기를 통해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데 성공했고, 친이계의 반대 속에서 장광근 사무총장을 교체하며 '대리인' 꼬리표를 떼긴 했지만 여전히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오는 7월 재·보궐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4선의 남경필 의원도 당권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어 여당 내 당권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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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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