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경기 회복을 점칠 수 있는 또 다른 신호가 나타났다. 4분기 기업 매출이 늘어난 것. 감원을 포함한 비용 감축을 통한 순이익 증가와 달리 매출이 늘어난 것은 내수 경기 회복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소비 증가에 따른 매출 향상은 미국 경제의 '약한 고리'인 고용 한파를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일(현지시간)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4분기 실적 발표를 한 S&P500 기업들 가운데 80% 가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월풀, 다우케미컬, D.R 홀튼 등 기업들의 매출도 모두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에는 엔진 제조업체 커민스, 에너지 기업 마라톤 오일, 주방용품 업체 타파웨어 등도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다. PNC자산운용의 빌 스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S&P500기업들의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평균 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기업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용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글로벌 경기의 부침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돌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우케미컬의 경우 4분기 이머징 마켓 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늘었난데 반해 북미 지역 매출은 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느린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는 이상, 매출 증가는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한 수출기업들이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에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기저효과의 영향이 적지 않은 데다 경기부양책이 철수되면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의미를 평가절하 했다. 작년 4분기의 반짝 성장이 올해까지 이어지기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들이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설 경우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순이익이 큰 폭으로 향상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익 성장률 전망을 연초 30.6%에서 최근 27.1%로 하향 조정했다. BNY콘버트엑스 그룹의 니콜라스 콜라스 선임 시장 전략가는 "기업 순익이 개선되는 추세지만 2010년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은 주당 평균 40~75달러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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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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