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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간염, 걸려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지난해 A형간염 발생건수가 집계됐다. 2008년 폭증한 추세가 또 이어질까 관심사였다. 2007년 2233건에서 2008년 7895건으로 3.5배 증가하며 우리 사회에 위기감을 안겨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총 1만 4911건이 발생했다. 전년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주로 젊은이들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추세는 그대로다. '안 걸려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마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고생하게 되는 A형간염. 가장 효과적인 대비법은 '백신'이다.


◆3월부터 급증, '젊은 직장인' 요주의

A형간염은 자신도 모르게 '감기' 앓은 듯 하며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한 번 걸리면 항체가 생겨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청결치 못한 식수, 음식물 등을 통해 감염 및 전염된다.


60, 70년대 우리 주변이 그리 깨끗하지 않을 때, 많은 사람이 이 병을 앓고 지나갔다. 실제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어린 시절을 보낸 40대 이상의 항체 보유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반면 이들에 비해 '곱게' 큰 30대 미만 사람들은 대부분 항체가 없다. 10세 미만은 거의 0%다. 영유아의 경우 감염이 아닌 백신을 통해 항체가 형성된 경우가 많았다(표 참조).


위생문제가 원인이다 보니 날씨가 따뜻할 때 많이 발생한다.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6월 정점을 이룬 후 8월까지 위험하다. 겨울철엔 상대적으로 적다.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성별 차이도 있다. 지난해 감염자의 63%가 남성이었다. 직장 단위의 회식이나 급식시설 이용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성인 경우 입원 치료 필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28일의 잠복기를 지나 증세가 나타난다. 열이 나고 구토나 복통을 호소한다. 황달이 생기는 게 대표적 증상이다. 심한 경우 1∼2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A형간염에 걸려본 사람의 증언을 들어보면 대부분 '죽다 살았다'는 식의 극단적 표현을 쓴다. 사망률은 0.5% 미만으로 매우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급성환자의 고통은 극심하단 의미다. 치료제는 따로 없고, 기력을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대증치료'를 한다.


이 병에 특히 취약한 사람들도 있다. B형, C형 간염 보균자들은 증상이 심할 수 있으니 더 주의해야 한다. 혈우병 환자, 남자 동성연애자, 약물 중독자도 위험군이며 위생상태가 의심스런 지역을 여행해야 하는 사람들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백신? 애들이나 맞는 거 아닌가?


접종여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본인에게 이미 '항체'가 있느냐이다. 동네 병의원에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이므로 병원에 따라 1만 5000원을 받는 곳부터 5만원까지 다양하다.


검사 없이 백신을 그냥 맞아도 건강상 문제는 없는데, 백신 비용은 6개월 간격 2회 접종에 10∼13만 원 정도 한다. 최근 수요가 많아 물량이 부족하므로 병원에 재고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정리하면, 검사 후 '항체가 있다'면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고, '없다'면 맞는 게 좋다. 다만 검사비 자체가 백신 값에 비해 그다지 싸지 않으므로, 본인의 나잇대를 미루어, 항체 보유 '가능성'과 검사의 '유용성'을 따져 보면 된다.


일례로 30세 직장인이라면 항체 보유 가능성이 매우 낮고, 감염 위험성이 높으므로 검사 없이 바로 백신을 맞는 게 현명하다. 반면 45세라면 항체를 이미 갖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접종 자체가 권장되지 않는다.


한편 백신을 맞고 약 4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나므로 A형간염이 늘어나는 3월에 맞춰 1월 말이나 2월 초 백신을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방효과는 최소 20년 정도 지속된다.



◆신종플루? A형간염? 질병도 많고 백신도 많네


바이러스성 간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헷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알파벳이 혈액형을 의미하므로 A형간염은 A형 혈액형이 잘 걸린다는 것이 대표적 오해다. 유전적 소양이 감염을 결정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수일 전 '올 해 A형간염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한 본지 온라인 기사에 대해 '질병 팔아먹기 아니냐'는 비판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최근의 '신종플루 제약사 음모론' 영향인 듯하다.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 병원이 돈을 버는 것이야 부인할 수 없지만, '뭔가 의심스럽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는 사람에겐 '죽다 살아난' 경험자들의 증언을 강추한다.


마지막으로 "신종플루 백신과 A형간염 백신 중 하나만 고르라면?"이라는 우문(愚問)에 한 의사는 이렇게 답했다. "사회적으로야 신종플루가 큰일이지만, 환자 입장에서 보면, 글쎄요. A형간염 절대 무시할 수 없죠."


※도움말 및 자료 : 김도영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A형간염 예방접종의 비용효과분석과 관리지침 개발 및 C형 간염 역학적 현황분석과 예방관리전략 모색(연구책임자 을지의대 기모란),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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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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