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제약업계에 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쟁쟁하던 전문경영인들이 차례로 회사를 떠났다.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CEO도 여럿 있다. 2세 체제로의 변화 물결인지, 급변하는 업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또 다른 실험인지 주변의 시선을 모은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며, 1984년부터 9회 연속 대표이사 선임 기록을 보유한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의 10번째 도전이 업계 최고 관심사다. 관전 포인트는 두 방면이다. 최근 들어 이 회장이 일동제약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여온 행보가 대표 재선임을 염두에 둔 포석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5.45%에 달하는 그의 지분은 6.23%인 오너 윤원영 회장과 0.78%p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윤 회장의 아들 윤웅섭 기획조정실장(상무, 43세)의 부상 여부도 일동제약의 향후 경영권 구도에 중요 변수다. 조용하던 일동제약의 지각에 26년 만의 변동이 찾아올 지는 3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난다.
$pos="R";$title="";$txt="";$size="311,225,0";$no="2010011911080396773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2세 승계를 목전에 두고 변화를 모색하는 회사도 있다.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이 경영에서 한 발 물러선 후, 회사는 전문경영인 김광호 대표이사가 이끌어 왔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올 해 3월 만료된다. 그가 퇴임한다면 지난해 대표이사에 선임된 장녀 김은선 회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한미약품도 유사한 상황이다. 2000년 이후 지속된 고속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한미약품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첫 돌파구는 임선민-장안수 투톱 경영체제를 해산시킨 결정으로 보인다.
다음 관심은 신사업 담당 사장으로 재직 중인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씨의 행보로 이어진다. 투톱 체제 해산이 그의 부각을 위한 포석일 수 있어서다. 더불어 업계 최강으로 꼽히는 막강 영업조직을 대폭 슬림화 하며 변화를 모색 중인 점도 눈에 띈다.
올 해 제약업계 경영 지도에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소위 제약업계 2세대로 불리는 1930∼40년대 생 오너들이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세의 경영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던 '과도기'를 끝내고, 제2의 중흥기를 맞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와는 별개 이유로 경영진 변경이 예상되거나 이미 교체 완료된 제약사들도 있다. '백신 명가' 녹십자의 전문경영인 허재회 사장이 얼마 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허영섭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뜨며, 그의 동생 허일섭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제2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녹십자는 허일섭 회장-조순태 사장-이병건 사장 3각 편대로 재구성됐다.
조창수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과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도 곧 만료된다. 동화약품은 창업주 3세 윤도준 회장 체제가 완성된 지 2년여 밖에 되지 않아 변화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2세가 해외사업본부장(이사, 34세)에 머물고 있는 일양약품은 김동연 사장의 유임이 유력하다.
경영권 승계 작업은 시작됐지만 '누구에게'인지가 오리무중인 회사도 있다. 애초 대웅제약의 후계자로는 윤재승 ㈜대웅 부회장이 유력했으나, 지난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 그의 형이 실세로 떠올랐다. 윤재훈 현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가 굳어질 것인지, 그 또한 실험대에 올라 있는 것인지 향후 몇 년간의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가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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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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