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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된 물리·화학·우주…'과학관'의 진화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과학 문화 확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류가 당면한 에너지, 물, 식량,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를 과학적 접근과 과학적 사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 변화 정상회의서도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는 원자력 발전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이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핵심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과학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 문화의 정착'이라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역시 인류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과학 문화'라는 점을 역설해왔다.

이처럼 중요한 '과학 문화 확산'의 최전선에 '과학관'이 있다. 대중이 과학과 가장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통로는 다름 아닌 과학관이다. 최근 과학관은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한 전시 위주의 과학관에서 탈피해 대중의 기호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관이 살아 있다

지난 10월 이상희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관장으로 취임해 관심을 모은 국립과천과학관은 최근 청소년들의 과학 흥미도를 높이기 위해 SF영화 아이디어를 공모 하겠다고 나섰다. OECD가 조사한 주요국가 57개국 중 청소년들의 과학 흥미도가 최하위인 55위로 나타나자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과천과학관 관계자는 "영화 역시 과학기술의 산물"이라며 "영화를 통해 미래 과학을 예측하는 과학적 창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천과학관은 과학관을 소재로 한 SF 영화가 과학관을 살아 숨 쉬는 과학기술의 장으로 인식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학관은 정체된 전시공간이 아닌 과학계 이슈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과학계 최대 뉴스였던 '나로호' 발사도 과학관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지난 11월 '사자자리 유성우'의 장관과 7월의 부분 일식 등 '우주쇼'도 과학관에서 관찰이 가능했다.



과학관은 포털사이트를 통한 과학정보 제공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과학과 대중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것이 목표다. 중앙과학관(관장 김영식)은 지난 5월부터 NHN과 협정을 체결하고 5000여종의 자연사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네이버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과천과학관이 운영하는 사이버 과학관도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과학관 관계자는 "과학관은 디지털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과학 창의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며 "최첨단 전시ㆍ교육기법을 활용해 과학적 창의력 및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바로 과학관"이라고 강조했다.


◆예산ㆍ인력 충원 여전한 숙제


하지만 각 과학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과학관에 비해 우리의 과학관은 여전히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13일 개최된 과천과학관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김찬종 서울대 교수(지구과학교육과)는 '선진국 운영사례를 통해 본 과학관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비슷한 규모의 외국 선진 과학관에 비해 과천과학관의 인력은 50% 이하인 77명이고, 예산도 206억원 규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과학관 건립을 위해 4300억원에 이르는 초기 투자를 했는데 후속 투자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반면 런던의 과학관은 선진국 과학관의 현주소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고 있다. 런던 과학관은 지난 1909년 문을 열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으며, 세계 최초의 엑스레이, 항생제 등 그야말로 역사적인 과학 사료들이 즐비하다. 다양한 전시물과 기획전 등에 투입되는 직원도 1000명에 육박할 정도다.


지방 과학관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과학관 건립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선진국 대비 부족한 과학문화 체험공간의 확충을 위해 수도권과 중부권에 국립서울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을 건립해 운영 중이며, 2011년에는 국립대구과학관과 광주과학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특히 호남지역 과학문화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광주과학관은 총 94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 11월 건립을 시작했다. 대구과학관도 지난 17일 기공식을 개최했다. 대구과학관 건립에는 총 1286억원이 투입된다. 광주과학관과 대구과학관은 60~70%의 전시물을 체험형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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