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투자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자산시장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문제 재발시 금융시장 불안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글로벌 대형은행, 실적은 개선 아직 잠재적 불안정성은 여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대형은행들의 자산시장 의존도는 생각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은행들이 애용하던 자산유동화증권 등 파생금융상품 투자의 잠재적 위험성이 은행들의 회계장부에 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은행의 자산시장 의존도는 금융위기 이후의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보고서는 수익구조 및 재무구조 측면에서 볼 때 대형은행들이 자산시장에의 의존도가 크다는 근거로 다음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영업수익 측면에서 볼 때 자기매매 투자 에서 창출된 수익이 최근 은행들의 실적 급등락을 주도한 원동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비이자수익 부문의 비중이 커졌다. 증권사 업무를 통한 각종 수수료 수입과 자산시장에서 자금을 운용한 결과인 자기매매 수익의 비중이 상업은행의 전형적인 사업모델인 예금, 대출 활동의 결과인 이자수익보다 더 늘어났다. 셋째, 자기매매용 자산 규모가 크다. 은행들이 자산시장에서 직접 운용하는 자기매매용 자산의 비중이 아직도 주요 은행 총자산의 4분의 1에 달한다.
수익 창출 측면에서든 재무구조 측면에서든 변동성과 위험성이 큰 자산시장에 대한 노출도가 큰 만큼 은행들의 실적은 자산시장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이들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자기매매 기능이 활성화된 글로벌 대형은행들은 해외 자본들의 매력적인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한 한국에서도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상업은행 부문을 통한 민간대출 등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경제는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문제가 생기면 그 영향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밖에 없도록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나 국내 기업들은 국제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여부에 중요한 키를 쥐
고 있는 국제자산시장의 움직임을 항상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국제자산시장에서
발생한 크지 않은 문제가 글로벌 대형은행 등을 거치면서 국제금융시스템을 뒤흔드
는 중요한 사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은행이 증권사를 자회사 로 두는 형태로 금융겸업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규모, 경쟁력, 건전성 측면에서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뒤처져있기 때문에 정부와 은행의 리스크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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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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