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세종시 수정 논란과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행보에서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정국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공식, 비공식 회의 석상은 물론 민생탐방 현장에서도 자신감과 여유가 넘친다. 때로는 단호하기도 하고 국민들과 직접 만나는 여론수렴의 현장에서는 농담도 곧잘 건네는 등의 소탈한 모습도 선보였다.
철도노조 파업사태 당시 이 대통령의 화법은 단호했다. 이번 사태를 불법파업을 규정하고 노조와 전혀 타협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하반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한창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해가는 중요한 과정에 철도노조가 파업을 벌여 참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2일 철도공사 비상상황실을 방문했을 당시 발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이러한 단호한 언급은 철도노조의 파업철회를 이끌어낸 원동력 중 하나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역발전위원회 제3차 회의 참석차 대구로 내려가면서 일반 승객들과 함께 KTX 임시열차를 이용하는 소탈한 모습도 선보였다. 현직 대통령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같은 열차로 이동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시민불편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것.
지난 2일 낙동강 살리기 희망선포식 이후 대구 민심을 대변하는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의 뜨거운 스킨십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에 의자로 만든 즉석무대에 올라서서 머리 위로 하트 그리며 "고마워요"라며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어 노점 떡갈비 코너에서는 직접 잘라본 뒤 시식을 하며 동행한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오라고 손짓하며 "시장이 계산하면 되잖아"라고 농담을 건네 주변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 방문했던 수제비집을 방문, "내가 그때 국수 한 그릇 먹고 당선됐잖아요"라면서 "서문시장이 잘 되면 대구 경제가 살아난다. 앞으로 좋아질 겁니다"라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4일 호남 방문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은 힘이 넘쳤다.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대마산업단지와 원자력발전소 현장 등을 시찰한 뒤 광주로 이동하던 길에 예정에 없이 법성포 굴비상가 방문을 방문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지인이 운영하던 가게에 들러 굴비세트를 구입하며 상인들을 격려한 것.
이어 광주 송정역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기공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호남고속철도 건설과 영산강 살리기는 모두 지역을 살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이라면서 "나라와 지역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모두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이날 호남 방문은 지난달 22일 광주시 승촌보 착공식장에서 열린 영산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 참석한 데 이어 10여일만의 방문이다.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기존 혁신, 기업도시 사업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인 것.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2일 영산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서 "4대강 살리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일 경북 달성군 달성보 건설현장에서 열린 '낙동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서는 "과거를 기준으로 한 낡은 생각과 정치 논리로는 미래를 열 수가 결코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4대강 살리기는 100년 앞을 내다보는 역사적인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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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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