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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현지 성공하려면..수염도 기르고 우물도 파고

시중은행 해외진출 현지화 적응위해 사회적사업 활발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최창식 PT뱅크 행장은 지난 2월 부임 직후 인도네시아 남자들 상당수가 수염을 기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무릎을 쳤다. 현지인과 동화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수염을 생각한 것. 그날부터 최 행장은 당장 수염을 길렀다. 보수적기업문화가 강한 은행에서 행장이 수염을 기른다는 것은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 그러나 현지인들과 가까워 지려는 그의 노력은 인도네시아에 회자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신상훈 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신한은행장 당시 캄보디아에 빈민구제에 중점을 둘 것을 지시했다.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단은 그로 부터 얼마뒤 서울대와 연계해 오지마을 의료봉사를 하거나 수도시설이 없는 오지에 우물사업을 지원했다.

이처럼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진출한 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현지의 수준에 맞는 토착화 전략이다.


장학금 수여, 도서관설립, 불우이웃 사회봉사, 현지인력 채용 등을 비롯해 해당 국가의 문화.종교. 관습 등을 은행 영업과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 뒤 직원들에게 코란부터 읽으라고 주문한 것도 그들의 문화부터 이해하라는 의미였다.

은행에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길게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당장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장기적인 토착화에 성공하겠다는 것이다.


최일권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부장은 "현지화 노력은 당장 효과를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닌 토착화된 로컬영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책임있는 공동체구성원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당장 재무적으로는 손해를 보지만 해외사업을 장기적으로 롱런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이 해외 현지화, 토착화를 위한 사업들은 모두 단기성과를 요하는 것들이 아니다. 신한은행이 지역사회 학생들 기부하거나 캄보디아에서 우물을 짓는다거나 베트남에 학교를 짓는 것등은 모두 수익의 일부를 해당지역에 환원함으로써 그들과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재난성금 기부를 비롯해 올해도 쓰촨성 대지진 관련 초등학교에 재건기금 및 이재민 학생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는 영업을 위한 활용보다는 이미지 쇄신을 통해 그들과 사회적 공동체임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미국과 중국 법인 등을 통해 꿈나무장학재단 및 우리장학회 등을 통해 현지 학생 및 교민학생 지원에 중점을 두며 10~20년 후 미래잠재고객에 대한 이미지마케팅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 학교나 도서관을 설립했지만 모두 해당지점과는 거리가 먼 곳들이다. 당장 영업과 연결하고자 하자는 의미보다는 사회적책임을 다하면서 한국의 이미지 쇄신에 보다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성과는 뚜렷하다. 지난 6월 초 캄보디아 훈센 총리 일행이 한ㆍ아세안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 기간 중 이례적으로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KB국민은행 전산센터를 방문할 정도로 캄보디아 내 국민은행의 입지는 우호적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노력은 그동안 해외진출을 앞장섰지만 현지화에는 실패함에 따라 목표 방향을 바꿔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은행들은 주로 대기업을 따라 해외로 나갔다. 대기업이 현지 공장을 세우면 중소기업들이 따라 나가 공단이 생기고 이 공단에 입주한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 위해 은행이 그 주변에 지점을 세웠던 것.


그러나 결국 한국 시중은행간의 경쟁이 되고 현지에 맞는 상품개발과 영업노하우에서는 다른 국가들에 밀릴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에 앞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누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전략을 갖고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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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진출할 경우 타깃을 명확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략적으로는 현지 진출의 목적에 맞는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짧은 시간 안에 성장할 수 있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지문화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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