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매수세 신뢰 어려워..코스닥 급락도 우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증권가의 설전은 뜨겁다. 일각에서는 프로그램 매매도 하나의 매수 주체라며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을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또다른 한편에서는 진입과 청산을 반복하는 프로그램 매매의 특성을 지목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양쪽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은 그 어떤 것보다 위험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3주만에 1600선을 넘어서며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기는 했지만 매수 규모는 제한적이었고, 시장을 강하게 이끈 것은 프로그램 매수세였다.
프로그램 매수세를 이끌어낸 것도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사자'를 외친 덕분이지만, 지난 9월 이후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길어봤자 3거래일 지속됐을 뿐이다.
현물시장의 체력이 극심하게 나약해진 상황에서 외국인의 변덕스러운 선물 매수와 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 향방을 무작정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한 외국인이 현ㆍ선물 시장에서 동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하더라도 개인의 파워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또다른 변수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견조하게 유입되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 역시 큰 손의 개미 투자자 때문이었다. 2000계약 이상의 매수세를 유지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1000계약 이상의 매도세로 급전환한 것.
중요한 점은 이 시점에서 외국인은 이미 6000계약에 육박하는 매수세를 보이며 베이시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외국인이 만만치 않은 현ㆍ선물 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의 순매도 파워가 더 셌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시장도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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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는 이유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을 끌어올린 만큼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연출된 것은 당연하겠지만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특히 대형주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것도 우려할 만 하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472선까지 내려왔는데 지난 7월14일의 저점인 470선 이하로 내려앉는다면 이는 4월초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국내증시가 3월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펼쳐왔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그간의 상승폭을 모두 되돌린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개인의 투자심리가 걱정되는 또다른 이유는 펀드 환매다. 외국인이 이렇다할 매수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믿을만한 매수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은 현재 펀드 환매압력으로 인해 소극적인 매매 패턴을 지속하고 있는데, 지수가 오를수록 펀드환매가 늘어나면서, 즉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면서 기관 역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무리 해외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연고점을 연일 경신하는 뉴욕증시에서 눈에 띄는 차익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뿐 시장을 끌고 올라가지는 못한다.
수급이 어지러운 모습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강세장이 연출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등장해야 하지만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아직 확실한 카드가 손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보다 신중하게 베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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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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