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강달러 발언은 경기회복 확신으로 받아들여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례적으로 강한 달러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화 가치 변화와 이에 따른 증시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버냉키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초청 강연에서 "강달러가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17일(현지시각) 미 달러화가치가 사흘만에 유로화 대비 오름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동안 지속된 약달러 흐름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유도하며 미 증시의 안정적 흐름에 일조했을 뿐 아니라 약달러에 투자 기반을 둔 외국인의 매수세를 신흥시장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달러 흐름이 강세로 돌아설 경우 미 증시가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지, 혹은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탈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제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오히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더해졌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버냉키의 발언은 통화정책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발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자국의 통화 강세 없이 경기회복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한데 버냉키의 발언을 통해 미 경기가 안정되고 있고, 재하강할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지금과 같이 경기지표의 혼조세가 뚜렷하고,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시기에 달러 강세를 표명한 것은 오히려 시장의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은 현재 소비경기가 깨진 상황이기 때문이 수출을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달러약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실질적인 달러흐름 변화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처럼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오히려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췄다고 본다면 미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것도 시기상조로 보인다.
물론 일부 단기성 자금 중에는 약달러에 근거한 투자 명분이 약해지면서 유입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지만, 금리가 낮고 환율의 변동성이 낮은 상황이어서 이를 우려할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리가 낮은 상태고 글로벌 국가들의 환율 변동성도 낮은 수준"이라며 "조달 금리가 낮고 통화 변동성이 낮다면 리스크 역시 낮아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자금 이탈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대외용' 멘트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달러의 흐름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오히려 버냉키의 달러 강세 지지 발언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면 실제 경기회복이 이뤄지는지 여부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연말 쇼핑시즌에 소비가 회복될 지 여부다. 10월 소매판매의 결과치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이의 신뢰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쇼핑시즌의 성적표가 미국의 소비가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8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87포인트(1.06%) 오른 1602.85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2800억원의 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0억원, 220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7400계약 가량을 사들이면서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도중이다. 현재 3200억원 가량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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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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