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유지 위해 '럭셔리 브랜드' 분리 필요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가장 고성장한 자동차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연비 효율성을 주무기로 대공황 이후 최대 경기침체의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결과로, 미국의 빅3와 일본 업체를 위협할 만한 고속질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NN머니는 20일(현지시간) GM과 도요타 등 주요 업체의 판매 규모가 올들어 25~50% 급감한 반면 현대기아차가 유일하게 2.6%의 성장을 보이며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판매 증가로 1~9월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2.2%포인트 상승, 7.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기준으로 닛산을 제치고 미국의 6위 업체로 약진했고, 점유율 9.2%의 크라이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다.
CNN머니는 현대기아차의 성장 배경을 4가지로 설명했다. 불황으로 고연비 차종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중고차 현금보상제로 쏠쏠한 수혜를 봤고, 실직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도요타와 혼다로부터 소형차 시장을 빼앗았다는 것. 여기에 적극적인 광고 활동도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GM과 크라이슬러 등 경쟁사가 경영난에 빠진 사이 딜러망을 확보하는 등 향후 성장을 위한 발판도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가다. 미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에드먼즈닷컴은 "과거 GM의 폰티악과 세턴을 구입한 사람들이 구매 전 현대 모델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현대기아차의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신차교체구입지원제도가 끝나고 불황을 벗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현대기아차의 고연비 차량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프 슈스터 JD파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이 산타페와 소나타 브랜드, 기아의 소울 및 포르테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견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세계 시장에서 계속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럭셔리 브랜드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많은 고객들이 소형차로 옮겨가고 있지만 현대기아차가 크로스오버 차량이나 미니밴 시장에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고, 경트럭 시장점유율도 5%를 밑돌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럭셔리 브랜드를 분리해 고급 차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사는 고급 차종의 특성상 브랜드를 고급화 하지 않는다면 현대차는 5만 달러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고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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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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