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JP모건체이스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금융회사 어닝시즌에 축포를 울렸다. 이날 JP모건은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실적을 공개하며 다우존스지수 1만선 회복을 이끌었다.
하지만 소비자 신용과 주택 관련 대출 부실로 상당 기간 손실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신용카드를 포함한 연체가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JP모건은 이날 지난 분기 35억8000만 달러(주당 82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5억2700만 달러(주당 9센트)의 6배에 달하는 수치로 톰슨로이터가 전망한 주당 52센트도 크게 웃돈 것이다.
신용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부가 순익 증가에 고르게 기여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이 19억 달러의 순익을 올려 ‘깜짝실적’을 견인했고 펀드 및 자산 운용 분야의 실적 개선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포함한 소매금융서비스 분야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았다. 신용카드 사업부의 7억 달러 손실을 포함해 소비자금융분야가 총 90억 달러의 신용손실을 기록해 JP모건이 향후 도전적 상황에 직면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우선 시장은 JP모건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반기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셀런트의 바트 나터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의 이번 실적은 인상적이다”이라며 “금융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가 JP모건의 실적에 힘입어 1년 만에 1만선을 회복한 것도 이 같은 시장의 기대를 대변한다.
하지만 JP모건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 실업률과 주택가격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 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제임스 디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신용카드와 같은 소비자관련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며 “실업과 주택가격이 제궤도를 찾지 않는 한 소비자 신용 분야의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수익 여신과 연체율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JP모건의 무수익 여신 및 대출 규모는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전년동기의 두배인 204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디이먼 CEO는 향후 몇 년간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부문에서 연체율에 따른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3분기 깜짝 실적은 전환이 아닌 안정화의 단계의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베어스턴스와 워싱턴 뮤추얼을 인수하며 미 2위 은행으로 부상한 JP모건은 지난 6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25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가장 빨리 상환하는 등 굳건한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은행의 재무건정성을 판단하는 가장 엄격한 기준인 기본자본비율(Tier1 비율)이 10.2%를 기록해 JP모건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주는 JP모건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JP모건이 좋은 스타트를 끊은 만큼 다른 은행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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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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