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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수수료 체계 '칼질'..투자자 '방긋' 업계는 '침울'

금융투자업계 "너무 과도한 일방적 조치" 반발
금융위 "투자자 비용 부담 완화 위해 어쩔 수 없다"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펀드수수료와 보수 체계에 '메스'를 들이댔다. 펀드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폭 줄여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펀드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괄적인 과도한 조정은 업계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2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기업구조조정 및 인수합병(M&A) 활성화 관련, 기업 합병 관련 제도 정비, 펀드 관련 제도 개선 등이 주 골자다.

가장 중요한 부문 중 하나는 펀드 판매수수료·판매보수 상한선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당국은 현행 판매수수료 상한선을 5.0%에서 2.0%로, 판매보수를 연 5.0%에서 연 1.0%로 각각 낮춘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의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펀드 판매수수료·판매보수에 대한 한도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공모주식형 펀드 2006개의 평균 판매보수율은 125.7bp(1bp=0.01%) 수준이다. 판매보수만 받는 1385개 펀드의 경우 150~199bp구간에 대부분 해당되고 판매보수와 판매수수료를 동시에 받는 604개 펀드는 판매보수는 50~99bp 수준이나 판매수수료가 100~149bp에 달한다는 것.


이를 기반으로 계산할 경우 지난 회계연도 기준 판매회사가 취득한 보수와 수수료 총액은 각각 1조8000억원, 3000억원으로 총 2조1000억원 규모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이 1조2890억원, 증권사가 7518억원, 보험사가 33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요 은행 등 상위 5개 판매사의 보수·수수료 금액이 약 9800억원에 달하는 등 집중화 현상도 뚜렷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과도한 조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가입자에 대한 정보제공, 관리 등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신규 펀드부터 적용한다고는 하나 이런 분위기라면 펀드 설정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 환매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 판매수수료와 보수를 대폭 낮출 경우 은행, 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 판매를 더욱 도외시 할 것"이라며 "운용업계가 고사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조치가 신규 설정 펀드부터 적용되는 것이라며 보수 인하와 함께 장기투자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7월 판매수수료 차등화 방안을 내놨음에도 잘 실행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방안으로 풀이된다.


판매사는 앞으로 1% 이상의 보수를 받을 수 없으며 체감식 판매보수(CDSC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경우에만 판매보수를 1.5%까지 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펀드가입 이후 2년 이내에 1.0% 이하로 인하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펀드의 경우에도 이번에 도입하는 체감식 판매보수가 적용되도록 유도, 수수료·보수가 인하되도록 해나갈 것"이라며 "수익자의 비용부담 완화규모가 연간 1000억원에서 최대 14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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