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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은 잊었다' 홍콩 증시·부동산 투기붐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홍콩에 또 다시 투기 붐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기업공개(IPO)가 봇물을 이루고 고급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홍콩에서 금융위기의 흔적은 이미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증시도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런 투기 붐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위기로 신중해졌던 투자자들은 더 대담해졌고 손실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투자할 대상을 찾지 못한 조바심이 홍콩을 뒤엎었다. 중국 최대 제약업체 시노팜 그룹이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둔 가운데 1130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은 것이 이런 열풍을 대변한다. 이는 초기 물량의 600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시노팜은 획기적인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년 예상 실적의 15배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홍콩의 저축률은 0%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마지막 랠리를 잡으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이들로 인해 이 같은 투기 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자산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풍부한 유동성과 대륙의 수요로 인해 524스퀘어피트의 방 하나짜리 원룸 가격은 2459만 달러(약 316만 달러)까치 치솟았다. 홍콩 부동산업체 선흥카이는 펜트하우스의 가격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퀘어피트당 7만5000달러로 매겼을 정도다.


이와 더불어 낮은 금리와 홍콩달러의 약세가 자산 가격의 고공행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투기 붐은 곧 폭발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는 만약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실망스러울 경우 홍콩 증시로부터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난주 지적했다. 또한 HKMA는 모기지 대출 경쟁을 벌이는 은행들의 행태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홍콩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 정부도 곧 대출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우려를 반영하듯 IPO 당시 420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샴푸업체 바왕이 지난주 순익이 28% 감소했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즉 홍콩의 투기 열풍이 거품으로 사리질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준 것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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