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O) 3차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은 경기부양과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가운데 출구전략의 밑그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정상 회담의 이행 상황들을 점검하고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 부양기조 재확인 =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 참석하는 정책자들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 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이뤄진 2차 정상회담 이후 각국은 “중앙은행들은 가능한 모든 통화정책을 동원, 이것이 필요로 되는 이상 계속해서 재정확대 정책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7의 정부 관료로 알려진 이 소식통은 이번 회담 결과가 이 내용에서 실질적으로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진 부양정책이 필요한 시기이고 섣부른 유동성 회수는 경기회복의 어린 싹을 도려낼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서구 국가들이 경기부양책을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G20회담에서 각국 정부는 출구전략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인식시키는 한편 당장 유동성 축소와 같은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 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 출구전략 밑그림 =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잉 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보다 원칙적인 합의와 밑그림을 그리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세계 각국 정부들이 금융위기에 맞서기 위해 소개했던 비상 대책들을 거두어들일 때 국가 간 조율이 필요하다며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IMF의 존 립스키 부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공조 없이 출구전략이 이뤄질 경우 긴장을 일으키고 다른 국가에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어 스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도 “출구전략에 대해 국제적으로 조율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보너스·대마불사 해답은 =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보너스 제한을 비롯해 은행 규모에 관한 규제 역시 논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다.
독일과 프랑스가 특히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 보너스 제한 등 금융부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G20에서 다룰 것을 예고했다.
앞서 프랑스 은행들은 보너스와 회사 실적을 연계, 수익을 내지 못하면 보너스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원칙에 합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방안을 세계 각국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태세다.
금융권 '대마불사' 문제도 유럽 주요국이 벼르는 사안 중 하나다. 메르켈 총리는 또 “어떤 은행도 정부를 협박할 수 있을 정도로 외형이 커서는 곤란하다”며 “이를 규제하는 국제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은행 규모를 제한에 돌입할 경우 도이체 방크, BNP파리바 등 자국 은행들도 성치 못할 것이고 규모가 최대에 이른 중국 은행권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자명해 논의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조용한 가이트너 =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국가들이 다양한 문제제기에 나선 데 반해 미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4월 회담에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유럽과 달리 파생상품 규제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보너스 등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내기 위해 독자 행보를 취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만 G20 회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환경 지원금 증액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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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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