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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중국 건축의 상징


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하면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등이 떠오를 겁니다.


최근에 새로 만들어진 건축물 중에서는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중국중앙(CC)TV 신사옥(사진)이 단연 첫손에 꼽힙니다.
신사옥 본관은 피사의 사탑처럼 두개의 건물을 약 200미터 높이로 비스듬히 지은 뒤 꼭대기를 공중에서 연결한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고 별관은 하층부가 넓고 중간층은 옆이 눌려 찌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지난 2007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대 기적의 건축물'로 뽑힐 만큼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그런데 이 중국 건축기술의 자랑인 CCTV가 올해들어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2월9일 신년맞이 불꽃놀이 도중 별관이 불에 홀랑 타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데 이어 이번에는 성기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이 논란은 'CCTV 두채의 건물 중 본관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고 별관은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설계자가 고백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시작됐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CCTV 신사옥 설계를 담당했던 렘 쿨하스는 '건물 디자인은 남녀 성기를 숭배하는 토템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는군요.


과격하기로 유명한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가만히 있질 않았습니다.
언론들은 앞다퉈 '외국인 설계자 1명이 13억 중국인 전체를 바보로 만들었다', '국가적 창피거리인 CCTV 신사옥을 철거해야 한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지요.
환추(環球)닷컴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매우 분개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쿨하스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건물의 설계의도는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질서를 상징하는 것이었다'며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지만 CCTV 신사옥은 이제 중국인의 자랑거리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특히나 화재로 인해 시꺼멓게 타버린 별관은 아직까지 보수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만 더해갈 뿐입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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