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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서거]"민주화의 상징이 지다."

"민주화의 상징이 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 후유증 등을 이기지 못하고 마침내 영면에 들어갔다.

김 전 대통령은 80여년의 한 평생동안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써온 장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인은 1961년 5ㆍ16군사혁명이후 30여년간의 군사정권하에서 납치ㆍ테러ㆍ사형선고등의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민주주의 실현을 향한 꿈과 의지를 꺾지 않았고 결국 1998년 제1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헌정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를 일궈냈다.

김 전 대통령의 출발은 미미했다.


그는 1924년 1월 전남 신안군에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났다.그는 초등학교 4학년때 고향 후광리에서 목포로 나가 거기서 목표 상업학교를 졸업한다음 해운회사에 취직새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청년 김대중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1954년.친일파가 득세하는 것을 보고 올바른 정치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일념에서였다. 그러나 정치는 그에게 숱한 좌절과 시련을 안겨주었다.


제4대 민의원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1961년 5월 14일 4번째로 도전한 제5대 민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틀 후 5ㆍ16군사정변이 일어나 국회가 강제 해산되는 바람에 의원등록조차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모든 것이 암울했을 때 이희호 여사를 만난뒤 만사가 술술 풀렸다. 1963년 목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세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의 의정활동은 눈부셨다.금융,건설,외교,예산,국방 등 다양한 상임위원회 활동을 거치면서 민주사회를 건설하고 통일로 가는 길을 거침없이 설파햇다.


정치적 입지도 다졌다. 민주당 대변인, 통합야당 민중당 대변인 정책위원회 의장, 신민당 대변인을 거쳤다.


3선 개헌 다음해인 1970년 김 전 대통령은 신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으나, 선거부정 논란 끝에 당시 박정희 후보에게 95만 표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후 김 전 대통령의 행보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유신 선포 이듬해인 1973년에는 일본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돼 129시간 만에 서울로 압송되기도 햇다. 1976년 3ㆍ1절 기념미사에서 '3ㆍ1민주구국선언'을 발표해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확정받아 진주교도소에 수감됐다.


1980년에는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에 의해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을 주동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6.25때 공산군에 붙잡혀 총살을 당할 뻔한 것이나 1971년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민당후보 지원유세 차량을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합치면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네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그는 타협하지 않았다.세계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지자 군사정권은 그의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데 이어 1982년 12월 미국 망명을 허용했다.


1985년 제12대 총선을 앞두고 전격 귀국한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투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그러나 제13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영삼과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비난을 받은데 이어, 1992년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도 패배하는 아픔을 겪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1995년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정치활동을 재개한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자유민주연합의 김종필 총재와 이른바 DPJ연대를 통해 여당인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때까지 김 대통령은 숱한 투옥, 망명, 연금을 당했다.그러나 그 시간을 분노하거나 아파하면서 허비하지 않는 대신 역사, 철학, 경제, 문학서적 등을 두루 섭렵하는 등 자기연마에 주력했다. 옥중 독서와 사색은 '대중경제론' 과 '3단계통일론' 등 그의 대북정책과 생산적 복지정책 등의 밑거름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 자신을 그토록 핍박했던 독재자와 군사 지도자들을 용서했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서 풀어줬다.


그는 신앙은 그를 인내와 화해,그리고 용서라는 삶을 살면서 이 나라를 국가부도에서 구하고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도록 도와준 등불이었다.


"국민들이 내편이기 때문에 나는 결코 두렵지 않다"며 군사정권하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민주화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은 이제 파란만장했던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한국 민주화의 상징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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