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분단이후 처음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며 2000년 6월 15일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유일무이하게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12월10일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9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청 중앙홀에서 거행된 2000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디플로마(증서)와 메달, 900만 크로네(한화 약 12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국인으로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김 대통령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86년부터 2000년까지 15번 연속으로 후보에 오른 끝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김 전 대통령은 노벨상 100주년인 해에 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은 해마다 평화, 의학, 문학, 화학, 물리학, 경제학 등 6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이중 평화상은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평화상 수상자에 대한 심사 및 선정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The Norwegian Nobel Committee)가 하며,상은 개인과 단체에게도 수여된다.
김 전 대통령은 1901년 국제적십자를 창설한 스위스의 앙리 뒤낭이후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남아프리카의 흑인 해방운동 지도자인 넬슨 만델라, 인도의 성녀 테레사 수녀에 이어 개인자격으로 평화상을 수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수상 연설에서 "노르웨이는 인권과 평화의 성지이며 노벨평화상은 세계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라면서 "저에게 오늘 주신 영예에 대해 다시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이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책임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고,"저는 역사상의 위대한 승자들이 가르치고 알프레드 노벨 경이 우리에게 바라는 대로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맹세한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경과를 보고하면서 "김대중씨는 수십년 동안 권위주의 독재체제와 승산이 없어 보이는 싸움을 했다"면서 "그러나 김씨는 (집권 후) 용서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용서했다"고 평가했다.
베르게 위원장은 당시 "한국엔 법제도와 보안법 문제에 관한 한 개혁해야 할 부문이 여전히 남아있고 정치범으로 장기형을 받은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서 "우리는 김 대통령이 민주화과정을 마무리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의 마지막 냉전적 잔재를 녹이는 과정에서 오늘 상을 받은 김대중씨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한 이는 없다"고 평가했다.
박현준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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