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안에 자전거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는 없다."
녹색교통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려는 정부의 법 개정은 지나친 규제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14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공동주택단지내 자전거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인구 50만 이상 시에서는 가구당 0.3대, 기타 시.군지역은 0.5대를 설치하도록 했다. 야간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보관할 수 있게 동별 출입구나 경비실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과 함께 내구성이 강한 재질의 지붕과 도난방지 장치 설치가 쉬운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규정도 담고 있다.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는 입주자들이 원할 경우 설치하도록 권장하는 수준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소관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서 권고하는 대로 두자는 것이다.
자전거 활성화법은 노외주차장을 만들 경우 자전거 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고 주택단지는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규개위의 지적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의무화를 하지 않아도 입주자들이 자율적으로 설치하는 사례가 흔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수정된 개정안을 곧 법제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자전거 도로가 포함되고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차도를 줄여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등 전국에 수천 킬로미터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고 있지만 사적인 영역인 주택단지에서는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하도록 합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아파트단지에 가구당 0.5대 이상의 자전거보관소를 설치하도록 공동주택 설계심의 기준을 개정하려던 계획도 힘이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는 국토부보다 훨씬 강화된 일반차량 주차구획 면적의 5%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관련업계는 국토부의 설치의무화 계획이 무산된만큼 서울시의 기준도 권장하는 선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36)는 "법적으로 자전거 주차장이나 보관소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아도 자전거 이용인구가 늘어나 아파트단지에는 자전거 보관소가 설치돼 있다"면서 "굳이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된다는 강박관념은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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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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