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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주식에 투자하면?

시계아이콘01분 12초 소요

'김정일과 주식 투자.'
전혀 무관한 주제 같지만 서로 통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철권 통치와 독재의 대명사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재다능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다방면에서 자칭 '최고'다. 전투기 조종은 기본이고, 작곡한 오페라도 다수다. 자신을 인터넷 전문가라고 자평하기도 하고, 골프는 첫 라운딩에서 38 언더파를 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터무니 없는 주장이 신비주의를 즐기는 듯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용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에게는 어림도 없다. 투자의 세계에서 자신의 실력과 투자 지식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투자 성패에 결정적인 변수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첫 라운딩에서 38 언더파는커녕 파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으리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초보 투자자는 첫 베팅에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와 같은 투자 대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교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순리다.

실제 실력보다 내공이 깊은 척, 경험이 많은 척 하다가는 여러 가지로 출혈이 생기게 마련이다. 베타와 감마가 뭔지도 모르면서 주식워런트증권(ELW)를 매입했거나 옵션의 리스크 구조도 모른 채 자신감 하나로 덜컥 베팅했다면 신께 자비를 구하는 것이 좋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잘 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독선이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나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법이 없다.


투자의 세계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는 폭탄을 끌어안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물론 확고한 투자 원칙과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종목을 매수할 때나 매입할 때 늘 자신과 정반대 의견을 가진 투자자들과 거래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투자 판단이 흔들려서는 곤란하지만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리스크 요인을 깨닫게 된다.


독재 정권의 또 다른 특징으로 고립을 빼놓을 수 없다. 구글 지도에서 북한은 수도조차 표시되지 않았다. 국제 사회에서 시종일관 대립과 반목을 일삼는 북한의 태도는 아무런 이점도 가져오지 못했다.


투자도 다르지 않다. 한정된 투자자금으로 모든 자산과 종목을 매입할 수는 없지만 지나친 편식은 수익 기회를 놓치게 한다.


다방면에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투자 수익률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지 모른다. 하지만 평소 그가 가진 이미지나 태도로 봐서 투자 스타일은 낙제점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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