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소멸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 이어질 듯..조정 없다면 더 큰 조정 불가피
옛 말에 '눈이 빠르면 큰 눈 없다'는 말이 있다.
첫 눈이 늦을 수록 큰 눈이 오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한 여름에 뜬금없는 눈 타령일 수 있지만,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이 말이 절로 떠오른다.
기다리던 조정이 왔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잘 나가던 주식이 조정을 받았는데 그걸 기다리고 있었냐'며 눈을 흘길 수 있지만, 첫 눈이 늦게 내리면 큰 눈을 맞게 되는 건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가파른 언덕길을 단숨에 올라오면서 투자자들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빨리 온 탓에 마음 한 구석에서는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고, 시장에서도 역시 수차례 조정 시그널을 내보냈다.
조정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조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큰 조정을 피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조금씩 조정을 맞으며 숨을 고르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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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지금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어닝 서프라이즈 덕분이었다. 지난 2분기 미국 S&P500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무려 81%에 달해 2006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익 증가 종목 비율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실적이 최악을 면했다는 데 주목했을 뿐 이익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낮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실적이 그리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애초부터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상황인 만큼, 더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셈이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주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폭씩 조정을 겪는게 나을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조정을 이끌어낸 직접적인 원인은 고용지표였다. 사실 전날 발표된 ADP 고용지표는 오는 7일 발표되는 고용보고서의 예비고사 격이다.
ADP 고용지표가 예상치보다 악화된 것이 조정의 표면적인 원인이지만, 어찌보면 본고사 격인 오는 7일의 고용보고서에 대한 부담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고용지표가 실제로 악화됐다 하더라도 이미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만큼 주가 하락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적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코스피 200 지수는 3일째 음봉을 형성하고 있으며, 직전일 대비 고점과 저점을 모두 낮췄다. 기술적으로는 단기적인 조정을 암시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마음을 뒤바꾸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5거래일간 하루 평균 4200억원의 대규모 매수세를 보여온 외국인은 전날에도 매수세를 지속하긴 했지만 그 규모는 크게 부족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쥐락펴락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외국인의 변심은 악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주 후반 가장 민감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정돼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한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조정을 겪지 않으면 오히려 큰 조정이 닥칠수도 있다.
조정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조정의 마무리국면을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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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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