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아파트 '털어내기'가 탄력을 받고 있다.
각종 할인혜택 등으로 힘을 얻은 탓도 있지만, 특히 악성 미분양 물량은 전월세 등 임대전환을 통해 소진이 이뤄졌다는 게 지방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의 경우 11만9961가구로 전월(12만4594가구) 대비 4633가구가 감소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미분양 소진에 대해 ‘임대 후 분양 전환’ 마케팅이 큰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건설업체들은 악성 미분양 물량을 임대로 바꿔 공급하고 1~2년 후 분양할 계획이다. 주로 미분양이 많은 대형평형이 중심이다.
대구 지역에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S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수치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분양시장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라며 "분양시장이 전세시장으로 바뀌면서 미분양이 줄어든 것 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에는 분양받겠다는 대기 수요는 많지만 이전에 과잉 공급한 탓에 입주물량이 넘쳐난다"며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심리도 크다"고 덧붙였다.
광주지역 부동산중개업자인 이모(남40)씨 역시 "광주에서도 대폭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전월세 전환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할인분양 등으로 기존 계약자들과 마찰을 빚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업체들이 계약조건을 미분양 수요자들에게 더 완화해서 분양하거나 많은 물량을 임대로 전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임대전환, 할인분양 외에 중도금 무이자, 무료 발코니 확장 등 혜택들과 지난 2월12일 취등록세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미분양대책도 어느 정도 미분양 소진에 영향을 줬다.
대구지역에 기반을 둔 화성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분양권 전매를 통해서 보다는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 구입하는 게 더 쏠쏠하다는 평가가 수요자들에게 먹혀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지역에서는 지난 4월부터 미분양 소진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5~6월에는 하루에 20~30가구 소진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해 12월 1만2384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지난 6월 기준 8209가구로 해당기간동안 4175가구 감소했다. 대구지역은 같은 기간 2122가구가 소진돼 지난 6월 기준으로 1만9257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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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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