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은행에 대한 규제 법안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은행들은 규제가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는 올들어 양대 규제 기관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미 통화감독청(OCC·the 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이 발행한 양해각서(MOU)가 지난 1년동안 발행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체결된 MOU도 285개이지만 FRB와 OCC, 미 연방예금보호공사(FDIC)가 암암리에 추진중인 것을 모두 계산하면 600여개에 이를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99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숫자다.
규제당국은 MOU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도록 규제할 수 있고 경영활동을 재정비 하도록 규제할 수도 있다. 법적용을 하는 것에 비해 투자자들이나 주주들의 혼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규제 방법이다. 규제당국은 MOU체결을 통해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부터 지역의 중소은행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올들어 규제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오바마 정부가 은행을 직접 감독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은행업계와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변화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과 자본비율에 강한 규제를 받으면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규제 당사자들은 강도 높은 규제가 휘청거리는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지금 수준에서 침체를 멈출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소은행은 지난 1일까지 69개가 파산했다. 2008년 25개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숫자다.
일부 은행은 정부의 이같은 압박으로 인해 회복에 도움이 되는 좋은 대출 상품을 만드는데 장애물이 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 주 밴쿠버에 있는 리버뷰 뱅코프 대표 팻 쉬퍼는 “법안이 불합리하고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미 저축감독기관(OTS·the Office of Thrift Supervision)은 지난 1월 리버뷰와 은행건전성을 나타내는 위험자산대비 조정자기자본비율(total risk-based capital)
을 10.7%에서 12%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바 있다.
버크셔의 최고경영자중 한명인 스티븐 로젠버그는 “규제 당국이 MOU를 통해 자산이나 대출에 관여하는 것이 불만”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가 도움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머천테일 뱅코프 대표 테드 어워캠프는 “FDIC가 자기자본(Tier1 capital), 위험기준 자기자본(Tier1 risk-based capital), 조정자기자본비율 등 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수치가 은행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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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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