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일자리 찾아 헤맸지만 헛수고...포기하고 싶지만 자식 생각에..."
당정협의 등 대책마련 분주... 개각 흐름타고 흐지부지 가능성도
"언제까지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녀야 할지...솔직히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자식들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2005년부터 대기업 건설사에서 시설유지보수 근로자로 일해오다 7월1일로 고용기간 2년을 맞아 해고당한 배 모씨(남ㆍ55). 그는 요즘 고용기간 만료를 앞둔 동료들과 함께 구직활동에 여념이 없다.
예상은 했지만 현실은 더욱 냉혹했다. 최근 신청한 실업급여라도 계속 받으려면 재취업 활동 노력이 있어야 하기에 수없이 이력서를 써봤지만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이 없었다.
배씨는 "뉴스만 보면 더 속이 터진다"면서 "회사는 기간연장이 된다면 계약기간을 갱신해주겠다고 했지만 이제 쓸데없는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의 한 의료원에서 간호보조사로 일하는 우 모씨(여ㆍ20대 중반)는 8월 계약이 만료된다. 우씨는 "그동안 1년, 6개월, 3개월 단위로 계속 기간을 갱신해 왔지만 지난주 회사측으로부터 더이상 연장할 수 없으니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설마설마 했던 일이 막상 닥치니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무환경도 좋고 지난해 장기 근속근로자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억울하다"면서 "기간 연장이니, 유예니 입씨름만 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달 1일이면 비정규직법 시행 한 달이 된다. 우려했던 '해고대란'은 없었다는 주장도 있고,뒤늦게나마 고용불안 실태조사, 정규직전환 지원책 등 해법찾기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소리없는 해고'는 진행형이다.
노동부는 '사용기간을 2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실상 포기했고, 사용기간 제한 적용을 1년 6개월 유예하자는 한나라당도 당론을 접고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따라서 비정규직법 논의가 새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에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정규직법 관련 당정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접점'을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고실태 점검 ▲정규직 전환 대책 ▲기간근로제 철폐 및 사용사유제한 검증 ▲계약기간 폐지 등 근본대책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첫 모임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노동부의 한 관계자도 이날 "오늘은 TF팀 구성 방법 논의 및 실태 점검이 주를 이루고 일부 내용들은 잠깐 터치하는 수준에서 끝날 것"이라면서 "첫날이니 만큼 특별한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보다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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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개각을 앞두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입지가 불투명해 비정규직 대책 논의도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이 물러날 가능성을 놓고 새로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죄없이 해고당하는 근로자를 단 한명이라도 줄이기 위해 하루하루가 시급한 상황인데 안타까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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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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