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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구' 용어는 쓰지 않지만...

미시정책 시작... 본격적 출구전략 시점 조율할 듯

정부가 '출구(Exit)'란 단어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지만, 출구전략을 가시화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조절과 부동산 규제, 외화유동성 회수 등 미시적인 출구전략으로 분류되는 국지적 정책들은 이미 출발선을 지났다. 감세정책 후퇴 가능성을 시사하는 최고위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이에따라 통화·재정정책 카드가 동원되는 '거시적' 출구전략이 본격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한 강연에서 "개선된 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해 일부 정책의 완급을 조절하는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이라고 부를 만큼의 전면적인 정책기조 수정은 당장 없지만, 일부 필요한 부분을 대상으로 수정된 처방전을 내놓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은행들과 대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올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목표치를 37조원에서 30조원대로 낮췄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는 은행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중기 대출 규모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옥석을 가려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최근 전국 영업점장회의에서 "정부의 하반기 정책방향은 구조조정에 맞춰있다"며 "지원할 기업은 적극 지원하되 재무상황이 악화돼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은 워크아웃 등을 통해 자산의 질적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감독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 방지를 막기 위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50%로 낮춘 것도 정책 완급 조절 사례다.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영향력이 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방안도 검토한다는 '압박'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지원한 일반 외화 유동성을 오는 8월말까지 회수해 은행의 자체 조달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도 미시적 접근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 속에 감세정책 후퇴 가능성을 시사하는 최고위 당국자의 발언이 주목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 세제정책 기조 변화와 관련해 "만고불변의 정책이라는 것은 주변환경에 전혀 적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현 단계에서 감세정책을 변경하지는 않겠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기조 전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중기 대출 조절, 부동산규제 등은 미시적 출구전략에 해당된다"며 "이같은 단계적 정책들을 우선 시행한 뒤,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경기회복 상황을 지켜보며 연말경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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