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5일(현지시간) 경기부양에 따른 과도한 유동성과 재정적자 문제를 경고하며 이른바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에 가세했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과도한 유동성은 결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는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날 은행시스템 부실로 인해 유로존 경제 회복을 확신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IMF는 787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경기부양책이 결국 막대한 재정적자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장기적인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맞물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IMF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IMF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탄력 받아 예상보다 탄탄한 성장을 하고 있다며 2009년 및 201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 0.75%로 수정했다. IMF가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는 각각 -2.8%, 0%였다. IMF가 추산한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 효과도 2009년 GDP의 1%, 2010년에는 0.25%에 달한다.
한편 ECB는 유로존 경기 회복이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ECB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은행들이 내년 말까지 2830억달러 규모로 부실자산 상각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은행시스템에 여전히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은행 손실이 대부분 부실 대출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들의 충격 흡수 능력이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전망 악화 및 미 주택가격의 급락 등이 추가적인 위험으로 남아있어 은행들이 이를 대비한 위기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로존 경제와 은행들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같은 배를 탄 운명이라는 주장. 이에 루카스 파파데모스 ECB 부총재는 "현재까지 금융시스템에 불확실성이 팽배하고 있다고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보고서는 은행들이 정부의 임시적인 구제금융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앞으로의 기간 동안에 특히 이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산담보부증권과 파생상품에 연관된 위험보다는 실물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 부채와 대출 손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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