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가 끝난 29일 3시 50분께 서울광장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노란 종이모자를 쓰고 시청 앞 잔디밭에 앉아 노 전 대통령이 떠나간 아쉬움을 서로 나눴다. 또 덕수궁 앞 도로에서 광장을 이루며 '광야에서'를 시민악단과 함께 따라 부르거나 한 두 명씩 나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발언했다.
노제가 끝난 후 시민들의 갈증을 덜어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은 물을 나눠줬으며,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서울광장 주변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만난 회사원인 백모(여 32)씨는 "일을 잠시 접어두고 나왔다"며 "있을 때 잘해야 되지..."라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당선 당시 그가 추진하는 개혁이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았던 사실"이라며 "너무 쉽게 실망하고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또 시청광장 근처에서는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30일 열릴 예정인 범민중대회 일정을 알리고 있었다.
대학생들이 조직한 '대학생 반독재 투쟁위원회' 관계자인 김(남 22)씨는 "현 정권을 비판하고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이날 영결식과 노제에 대해 "노동자, 민중, 전직 대통령까지 죽이는 이번 정권에 대한 분노,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슬픔이 혼재하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 쌍용차 정규직 해고 문제, 비정규직 문제, 삼성 에버랜드 무죄 판결 등 정세분석을 제대로 하면서 갈등의 축을 분명히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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