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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마(魔)의 11분’을 뛰어 넘어라!

항공기 사고의 90% 착륙후 3분, 이륙전 8분에 몰려

‘마(魔)의 11분.’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가장 많이 알려진 단어다. 영어로 ‘Critical Eleven Minutes(CEM)’인 마의 11분간은 ‘위기의 11분’ 이라고도 불리는 데,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를 개시한 후 3분과 공항에 진입해서 착륙할 때까지의 8분을 합친 11분 동안 항공기 사고율이 가장 높은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기의 비행과정은 보통 이륙 → 상승 → 순항 → 진입 → 착륙 등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이 과정중 처음과 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단어는 미국 항공사인 트랜스월드항공(TWA, 2001년 아메리칸 항공에 인수됨)이 처음 사용했다. TWA는 제트 여객기가 보급된 1959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항공기 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여객기 사고의 74%(이륙후 3분간 28%, 착륙전 8분간 46%)가 11분간 발생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TWA는 결과를 토대로 자사 조종사들에게 이착륙시 긴장감을 줄여줌으로써 사고 위험요소를 배제하고자 전사적인 무사고 달성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그때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Critical Eleven Minutes’였다. 이후 이 표어는 전 세계 항공사로 확산돼 많은 항공사가 CEM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비행 안전에 노력하고 있다.

마의 11분간의 시간을 안전하게 넘어가기 위해 기장을 비롯한 전 승무원들은 고된 훈련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이 시간대 사고 비중은 더욱 심화돼 사고의 90%가 11분간에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마의 11분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착륙 직전 침묵의 30초= 통계상으로는 항공기는 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실제 조종사들에게 이륙과 착륙중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를 질문하면 이륙과정에서 더 많이 긴장된다고 한다. 착륙은 속도를 점점 줄여나가는 데 반해 이륙은 속도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이륙할 때 엄청난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엔진을 풀가동시켜야 한다. 이때 불꽃이 튀는 스파크 현상이라도 발생하면 엔진이 폭발해 버린다. 또 사고가 발생해도 착륙시에는 생존자가 발생하지만, 이륙 사고에서는 전원이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륙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마의 11분 동안 객실 승무원들도 조종사 못지않게 긴장한다. 특히 객실 승무원은 11분중에서도 이륙 직전과 착륙 직전 각각 30초를 ‘침묵의 30초’(STS, Silent Thirty Seconds)라고 부르는 데, 이 시간 동안 승무원들은 점프 시트(승무원 전용 접이식 보조의자)에 앉아 만일의 긴급사태에 대비하고 그 대응책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긴급사태란 비행 전 기내 모니터로 소개하는 구급조끼나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기내 전자기기 사용 항공기 오작동 가능성 높아= 최근 기내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게 정말로 항공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항공사들은 마의 11분간 전자기기 사용에 대해 단호히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항공기는 정확한 비행을 위해 기수 앞에 ‘기상 레이더’, 공항으로부터의 거리와 방향을 탐지하도록 수직 꼬리 위쪽에 쓰는 ‘VOR’(VHF Omni-Directional Radio Range) 수신용 안테나' 등 30개 이상의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의 혈관인 전기 배선이 기체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러한 안테나와 배선들은 전자파 장애(EMI, Electromagnetic Interence)에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륙이나 착륙시 기내에서 휴대전화나 PC, 디지털카메라 등을 사용할 때 이들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에 항공기에 중요한 기기가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외국 항공사의 한 여객기는 착륙 과정을 촬영하려고 디지털 캠코더를 켠 승객 때문에 항공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상황이 안정된 후 재착륙을 해야 하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고객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기내 전자기기 사용을 추진중인 항공사가 많다.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 아랍에미리트의 에미레이트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등이 기내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추진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에어프랑스가 지난 2007년 12월부터 6개월간 기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6개월간 시범 운영했는데 아직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자료 제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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