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무식한 초짜, 한 주 수익 10%?

[김수희의주식일기]3.첫 주식매수 도전기

"일주일 만에 수익률 10%?"

지난 8일 HTS '잔고'에 뜬 수익률을 본 순간 기자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눈을 감고 뜨기를 여러 번, 볼을 꼬집어보기를 여러 번, 그러나 다시 한 번 확인해 봐도 역시 수익률 칸에 빨간색으로 9.54%가 찍혀 있다.

이게 웬 대박(?)인가. 아무래도 본 기자가 주식투자에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밖에는 이 상황은 설명이 불가능했다.

진실도 그러할까? 기억을 더듬어보자.

시간은 거슬러 6일로 올라간다.
이번 주 만큼은 꼭 매수에 도전해보리라 마음먹었기에, HTS를 뒤지고, 또 뒤지고, 또 뒤지기를 수차례. 이 종목, 저 종목 힐끗힐끗 들여다보며 어떤 종목을 사야할 지 고민에 들어갔다. HTS에서 주식종합을 클릭한 후 종목 칸에 원하는 상장사를 채워 넣으면 이내 그 종목의 주가가 뜬다. 주가가 너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꼭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이기도 할 정도.

주가그래프를 보면 뭘 알 수 있으려나? 종합차트를 클릭해 들어갔더니 그래프가 뜬다. 흔히 말해 전문가들이 '기술적 분석'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 주가그래프를 통해 해당 종목의 주가가 치솟을지, 고꾸라질지 판단하는 것이라지만 아직까지 기자에게 주가그래프는 그림에 불과할 뿐 흐름을 보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섰다.

결국 로그아웃. HTS를 나왔다.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그럴 수 없다. 방법을 찾아보자. 눈을 돌려, 이번 주 흐름 잡기에 들어갔다.

그래도 기자라는, 그것도 증권부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을 살려 이번 주 시장에서 가장 중심이 될 만한 뉴스가 무엇일지 꼼꼼히 찾아봤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네 글자. '경.기.회.복.'

최근 지표들을 봤을 때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는 경기가 세계경제를 어둠으로 몰고 간 시발탄이 된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는 진단이 나왔다는 리포트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눈에 띄는 리포트라 바로 기사화까지 했던 터였다.(본지 6일자 오전 8시 15분 "금융위기 전으로 되돌아왔다?"참고)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리포트. 경기회복기에서 어떤 업종이 가장 수혜를 입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었다.

김성노 KB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은행은 어느 업종보다도 경기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경기 저점 통과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곧바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은행주를 한 번 사보자.

KB금융지주(4만5550원)? 신한지주(3만3200원)?

우선 코스피 시장에 있는 금융대장주를 매수 명단에 올렸으나, 순간 계좌에 옮겨놨던 금액이 스쳐지나갔다. 30만원. 코스피시장의 경우 10주씩 사야 매수가 이뤄진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이 함께 떠올랐다. 아쉽지만 포기. 돈에 맞출 수밖에. 고르고 고르다 외환은행을 찍었다.

6일 오전 10시 당시 외환은행의 주가는 7640원. 주문을 클릭 매수작업에 곧장 들어갔다. 처음이라 떨리는 손가락에 힘을 꼿꼿이 주며, 행여 숫자라도 틀릴까 조심스러워진다.

종목을 넣고, 10주를 넣고, 사고자하는 가격을 잘 몰라 현재가(7640원)를 넣었다. 그리고 현금매수라는 버튼을 꾹 눌렀다. 다 됐나? 증권계좌비밀번호와 공인인증번호를 넣으란다. 결국 완성, '체결'이라는 단어가 떴다.

이후, HTS를 켜 놓은 기자는 어느새 힐끔힐끔 외환은행이란 종목에 자꾸만 눈이 간다. 아마 이날 하루 모니터 한 구석에 켜 놓은 HTS를 들락날락거리며 외환은행만 12번 정도는 들어가 본 듯하다.

'얼마나 올랐나? 얼마나 내렸나?'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 않고, 6일 0.5% 상승 마감했다. 실망은 금물.

6일 저녁 야간당직을 선 기자는 7일 장이 열린 시간 꿈나라에 가 있었던 탓에 HTS를 잊고 지냈다. 그래서 하루를 건너뛰고.

8일 아침.
외환은행을 제일 먼저 클릭해봤다. '11% 급등'. 눈을 비비고, 또 비비고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알고 보니 산업은행이 M&A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사 표시를 했고, 가장 유망하게는 외환은행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인수를 당하는 입장에서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양 기관의 합병 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단지 금융주가 이번 주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선택했던 종목인데 M&A호재까지 겹치다니. 이미 많이 오른 가격이지만 용기를 내 10주를 더 샀다.

이날 발표된 저조한 실적 덕에 주춤하는 듯싶더니 어느새 상승폭이 6%대로 뛰어올랐다.

결국 20주 합쳐 평균수익률 9.54%를 기록하게 된 것. 물론 초기자본이 워낙 적었던지라 1만5000원 벌었지만. 그래도 16만원 정도를 투입해 이 정도 성과면 나쁘지 않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행복은 여기까지였다. 1만5000원은 우습게 까먹을 수 있는 수익금이라는 것을 1시간 만에 깨달았다. 장 1시간을 남겨두고 지인의 조언으로 산 XX종목이 1시간 만에 3% 하락한 것. 1주당 가격이 큰 종목이었기에 3일간 애써 번 수익이 ‘반토막’이 돼버린 것이다. 60분 사이에.

"기업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주식투자는 복권을 사놓고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똑같다"

'주식투자의 정석' 저자인 이상성 스타키안 대표로부터 들은 말이 왜 이제 와서야 공감이 가는 건지. 그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