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대했던 '골든위크 특수' 사라지나

'신종 플루' 직격탄 명동과 장충동 찾아가보니

지난 3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 황금연휴인 '골든위크'가 본격화된 주말이지만 일본인들이 주로 찾는 대표적 명소인 명동거리는 따뜻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럽기조차 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맞기 위해 매장 앞에 나와 있던 한 화장품숍 매니저 김 모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하필이면 왜 지금 신종 플루 같은 문제가 터지는지 모르겠네요."

김 씨는 "지난 1주일 전부터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지난 3월 춘분절 연휴 때는 문을 열자마자 일본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와 통제를 해야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대했던 골든위크 특수가 그야말로 '기대'로 그쳤다.

신종 플루 여파로 국내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업계 분위기가 크게 침체돼 있다. 명동 일대 상인들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해 오는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골든위크 특수가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출이 오히려 떨어지는 형국을 보이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호텔업계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호황을 누리던 명동 일대 마사지숍들의 분위기도 썰렁하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29일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이는 전주인 20~26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매출 신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일본인들이 많이 구입하는 명품의 경우에도 지난 27~29일 본점 명품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나 전주인 20~26일 명품 매출이 작년 대비 48.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신장률이 더 떨어졌다.

게다가 매출에서 일본인 구매액 비중이 큰 식품의 경우에도 신장세가 꺾였다. 환율 하락도 매출 감소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원/엔 환율은 1300원대로 연초 최고치였던 1600원대에 비해 300원 가량 떨어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휴가 어느 정도 지난 후 구체적인 집계를 내봐야 (매출추이를) 알 수 있다"면서도 "신종플루에 환율도 전보다 떨어져 그리 높은 목표를 세우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동중앙길에서 5년 넘게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36ㆍ남)는 "휴일이라 사람이 많긴한데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골든위크 이전보다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인근 한 편의점 매니저는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매장 안에 일본어로 된 설명도 잔뜩 설치했는데 괜히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씁쓸해했다.

몇달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는 미사키 씨(43ㆍ여)는 "입국 전에 신종플루에 관해 알고는 있었지만 한달 전께 여행계획을 짠 상태라 예정대로 지난달 말 한국에 왔다"며 "원래는 며칠 더 머무르는 계획이지만 관광을 즐길 만큼 흥이 나지 않아 일찍 귀국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골든위크 특수를 기대하던 호텔업계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아직 큰 타격은 없지만 골든위크 막바지인 5일부터는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본 고객들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마스크 등 개인위생물품과 안내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 마사지숍들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마사지숍의 직원은 "일본인 특수를 노리고 지난 3월초 가게를 오픈한뒤 한동안 매출이 올랐으나 1주일 전부터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라며 "여러 마사지들을 같이 받는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가격이 낮은 발마사지 정도만 받는 사람이 늘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항공업계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주 주요 일본발 한국 도착 항공편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80% 후반대를 기록했다. 당초 90%가 넘었던 예약률에 비해 탑승률은 저조한 편.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방문객들이 줄어든 이유는 외국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여행을 취소한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사 관계자는 "외국계 항공사를 이용해 저렴한 여행사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