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지주회사도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금융자회사를 둘 수 있게 되면서 증권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향후 어느 증권사가 지주사 산하로 들어갈지, 또 어떤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지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SK증권 한화증권 동양종금증권과 삼성증권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8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일반 지주회사가 보험 증권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대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금지 규정을 삭제한 것이다. 개정안은 이르면 이번주 중 국회에 제출돼 이달 국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증권가는 SK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SK는 지주회사법에 따라 내년까지 SK증권을 팔아야할 처지. SK증권은 SK네트웍스가 22.71%(2008년 12월31일 기준)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다. SKC는 12.41%의 지분으로 2대주주며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도 0.03%를 갖고 있다. 최신원 SKC 회장은 최근 SK증권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면서 18만주(0.05%)를 보유중이다.
한화증권도 긍정적 흐름이 예상되고 있다. 한화증권의 최대주주는 한화엘앤씨로 11.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10.91%(우선주 제외), 한화리조트가 8.85%, 김승연 한화 회장도 0.41%를 보유중이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메이저의 자회사인 동양레저가 15.72%, 동양캐피탈이 15.07%를 보유, 이 두 회사가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채비율이 폐지되고 지주사 요건충족의 유예기간이 연장될 경우 지주회사 전환과정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며 "SK의 경우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한화의 경우 지주사 전환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전문위원 역시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수혜는 SK증권이 될 것"이라며 "SK 입장에서는 한숨 돌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세금공제 등 여러 혜택이 있는 만큼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이 가속화되고 개정안이 시행되면 다수 증권사가 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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