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상승모멘텀 잃은 만큼 지수 반등도 기대 어려워
믿었던 외국인마저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연이은 매수세에 힘입어 1315선까지 터치한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매도전환을 시작으로 외국인마저 '팔자'로 돌아선 탓에 어느새 1280선까지 되밀렸다.
지난달 3일 코스피지수가 세자릿대로 떨어진 이후 불과 한달만에 300포인트 넘게 급등했고, 코스피 반등의 가장 큰 주역이 외국인의 매수세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가 외국인의 매도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3월 들어 1조원 이상 순매수세를 보였고, 4월에도 나흘간 1조원이 넘는 규모를 사들이면서 지수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2004년부터 국내증시에서 매도세를 강화하기 시작해 2008년에만 34조원에 가까운 물량을 팔며 국내증시를 철저히 외면했던 외국인들의 태도변화는 증시의 강한 상승 모멘텀이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7일 오전 10시10분 현재 외국인은 20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이 740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과거 연일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태도 변화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진다면 지수의 추가 상승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수 역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며 "외국인 뿐 아니라 연기금, 투신권도 매물을 출회하고 있는데다 프로그램 매수세도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추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지되려면 미국 증시의 안정 및 환율 하락이 전제돼야 한다"며 "미 증시의 경우 단기간에 급등한 부담감과 동시에 실적시즌에 돌입하면서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며 "미 증시가 꾸준히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외국인들도 매수세를 보이기보다는 한템포 쉬어가는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대해 완전히 등을 돌렸는지 여부는 아직 결론을 내기에는 성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은 철강, 화학, 음식료 등 단기 급등 및 실적악화 종목이 중심이 되고 있다"며 "아직 메인 업종인 전기전자나 자동차 업종 등에 대해서는 소폭이지만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아직 외국인의 매도세가 본격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시각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1.53포인트(-0.89%) 내린 1286.32를 기록하고 있다.
조정을 기다려온 개인이 1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0억원, 74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일대비 0.37포인트(-0.08%) 내린 447.57을 기록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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