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의원 "국내 상용화보다는 해외 진출에 역점둬야"
정부가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와이브로(Wibro) 사업이 실패함에 따라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6일 "와이브로가 상용화한지 4년이 지났지만 가입자가 고작 17만명에 불과하다"며 "와이브로는 인프라 투자비만 소모하고 사라져버린 제2의 시티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2006년 와이브로 서비스 출시 후 지난 해까지 KT와 SKT는 각각 7303억원과 6205억원을 투자, 수도권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가입자는 고작 17만명(KT 16만명, SKT 1만명)에 불과하고 매출액도 2008년 기준으로 KT 250억원, SKT 2억원에 머물러 있다.
이는 와이브로 도입 초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08년까지 가입자 144만명에 매출 2900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선교 의원은 이와 관련, "국내 인터넷 이용률이 72%에 달하고 무선통신은 약 4600만명의 국민이 이용하고 있으며, 휴대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HSDPA도 활성화돼 있다"며 통신 인프라가 포화상태인 우리나라에서는 와이브로 사업이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꼬집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계속 설비 투자를 지속하기보다는 지형적으로 유선통신 인프라의 설치가 어려운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한 의원의 주장이다.
한 의원은 "인도네시아나 브라질과 같이 섬으로 이뤄졌거나 국토가 광활한 국가들 위주로 수출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인프라 구축에 따른 서비스 운영을 통한 장기 안정적 사업기반 조성이 기업의 수익극대화나 국가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와이브로의 해외 진출은 KT의 우즈벡 진출이 유일하며, 가입자 1600명에 매출규모 약 5억 수준에 불과하다.
한 의원은 "방통위, 지식경제부 등 부처간 갈등으로 일회성 행사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해외로드쇼 역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서비스 운영 등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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