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지원요청에 정부 적극 나서야
$pos="L";$title="우경희";$txt="";$size="130,150,0";$no="200903261107402625286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조선업계가 국책은행들과 수출보험공사 등을 상대로 전방위 지원요청을 하고 있다. 선주사들의 선박금융승인 금액을 현재 1조5000억원에서 늘려줄 것과 조선사들의 제작금융을 1조6000억원에서 더 확대해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말하자면 선주들이 배를 살 수 있는 여력을 늘려주고, 조선업체가 배를 만드는데 드는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클락슨 리포트 3월호에 따르면 올 2월까지 전세계 선박 수주는 드릴십 등을 포함해 총 18척이다. 말해 무엇하겠냐만은 지난해 전세계 선박 수주는 2287척에 달했었다. 점유율 1위인 한국 조선업계인만큼 시장 냉각으로 인한 충격도 크다. 배가 수주 되면 보통 선가의 20% 수준인 선수금(계약금)이 들어오는데 수주가 아예 끊기면서 이 돈줄이 막혀버린 것이다. 돈이 돌지 않아서는 3년치 수주잔량도 아무 힘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 지원은 요청했지만 업계는 여전히 불안하다. 위기에 처한 산업계를 대하는 정부와 국책금융기관들의 모호한 태도 때문이다. IMF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중론인 가운데 산업의 중추인 대기업들이 초유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으나 정부는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특정 기업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원하청을 불문하고 입을 모아 지원을 요구한데다 지자체와 지역구 국회의원이 온통 매달렸지만 정부는 손을 놨다. 그 덕에 협력업체들은 줄도산하고 쌍용차 역시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
물론 아직 조선업계 위기를 논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수주잔량이 확보돼 있는데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황이 살아나면 한국 조선업체들 쪽으로 주문이 몰릴 공산이 높다.
그러나 언제 수주가 재개될지를 전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삼성중공업이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4000억원을 상회하는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업계 유동성 위기설도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또 10년 전 조선업 위기를 딛고 우리 한국조선이 1위가 됐듯, 이번 위기를 기회로 한국 조선업체들을 끌어내리려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정부가 조선업계의 지원 요청을 '우는 소리'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될 이유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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