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2년전 태국 방콕 회의 때로 돌아가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모든 M&A 물량을 점검해 다시 추진하고 싶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위로 끝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한화그룹 고위관계자의 말에는 아쉬움이 뭍어난다. 하지만 한화는 후유증을 겪을 새가 없다. 과거를 마무리 짓고 미래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최대 관심사는 한화가 산업은행에 납부한 이행보증금 약 3000억원의 향배다. 한화는 조만간 이행보증금을 찾기 위한 소송 준비에 돌입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할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한화석유화학, (주)한화, 한화건설 등 계열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 이후 한화는 본격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주총과 이사회 결정에 따라야겠지만 '소송 해야된다'쪽으로 결론이 날 듯 싶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와 산은의 법정 다툼이 시작될 경우 기간은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행보증금 관련 사항은 양해각서에 명시돼 합의한 내용과 다른 제안을 한 한화측에 귀책사유가 있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산은은 한화측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면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어서 조만간 기나긴 법적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는 물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극적으로 결합했다 결렬된 포스코와 GS는 또다른 M&A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당장 현실적으로 M&A전에 뛰어들기는 어렵다"면서 "업종별 선도기업이나 선도부문에 대해서 M&A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포스코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정준양 회장도 "브라운 필드(brown field)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M&A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GS도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M&A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GS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일찌감치 물러서면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여유있게 확보하고 있어 적당한 매물이 나올 경우 이들 기업은 또다시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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