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침체와 미분양 문제로 홍역을 앓는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대신 공공부문과 해외분야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누적된 미분양을 안고 있는 주택전문업체들이 어려운 신규투자 여건 속에서도 속속 새로운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림건설은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사업의 75% 정도로 대표적인 주택건설업체. 우림은 작년 13%를 차지했던 공공공사의 비중을 올해 20%까지 높이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데 사회기반시설(SOC) 등 토목사업은 기존에 실적이 있어야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다른 대형사와 공동으로 수주전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림건설은 현재 알제리에서 대우건설(주간사), 삼환기업과 함께 신도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선수금까지 받은 상태다. 이렇게 해외에서 이뤄지는 공공공사는 자금흐름에도 도움이 돼 많은 건설사들이 진출하려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주택, 토목 외에 에너지 사업도 장기적으로 고려중인 카드다. 하지만 투자후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워크아웃 상황임을 감안할때 이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림건설 관계자는 전했다.
성원건설도 토목사업 강화에 나섰다. 주택과 토목사업이 반반이던 비중을 토목 위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성원건설은 새만금방수제 등 SOC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TF팀을 꾸려 사업을 준비중이다.
이에비해 신규 주택사업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성원건설 관계자는 "연초 오산원동에 2000가구로 대규모 분양계획을 세웠지만 현 상황을 보면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 돼 내년으로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해외사업 수주도 지난해에 이어 성원이 주력하고자 하는 분야다. 성원건설은 외국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바람에 건설경기가 좋지 않았던 두바이에 최근 아부다비 정부가 자금을 지원키로해 재입찰, 추가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분양목표치를 80~90%를 달성한 동문건설의 경우, 주택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올해 동문건설은 인천 청라지구, 평택, 구의, 파주 등에 4000가구의 분양 목표를 세웠다.
다만 정부가 앞으로 SOC사업에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토목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현진에버빌도 상반기까지는 분양된 주택의 입주관련업무에 집중하고 하반기쯤 건설경기를 살펴보며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반기 광주, 경주, 부산, 구미 등에 3000세대가 입주예정으로 최근 매달 1군데씩 입주가 진행 중이다.
현진에버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입주율을 높이고 입주민서비스에 총력을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림건설과 마찬가지로 워크아웃 대상인 월드건설은 3월말 실사를 검토하는 것이 마무리 된 후 추가사업계획의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판단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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